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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익 70년을 반추하다…전시 ‘지움과 비움 그리고 반추’

단색화 1세대 작가 조용익, 서울대 졸업시기부터 2023년 타계할 때까지 70년 반추
회화 60여 작품 전시, 초기 수채화 최초 공개…4월 5일까지 헤럴드옥션 광교센터

 

조용익 화백의 회고전 ‘지움과 비움 그리고 반추’가 수원 헤럴드옥션 광교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조용익 화백은 우리나라 ‘단색화 1세대 작가’로, 1960년대부터 지난 2023년 타계할 때까지 70여 년간 활발히 활동했다. 박서보, 정상화, 김창열 등의 작가와 함께 한국의 추상회화, 단색화 열풍을 이끌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70여 년 간의 활동을 되돌아보며 작품 60여 점을 전시한다. 특히 1950년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시절의 초기 수채화를 최초 공개한다.

 

조 화백은 1934년 함경남도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한국전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주된 정서다.

 

 

전시는 네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그의 일생을 반추한다. 첫 번째 섹션은 1950년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시절 초기 수채화다. 자화상을 비롯해 상점이 있는 길거리 풍경, 어선들이 있는 항구 등을 그렸다. 당시 가장 구하기 쉬웠던 재료인 물감을 이용해 수채화를 그렸다. 대학 졸업 작품인 ‘아코디온과 소년’도 전시된다.

 

1960-1970년대 엥포르멜에선 ‘정해진 형태가 아닌 것’이라는 엥포르멜 미술사조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Work 51-100’과 ‘Work 70-1122’은 비정형과 추상 형태를 띠며 과도기적 모습을 보인다. 두터운 나이프 자국과 물감의 성질이 잘 드러나는 엥포르멜 회화를 구현했다.

 

 

우리나라에서 엥포르멜 운동은 1957년 설립된 ‘현대미술가협회’에서 시작된다. 조용익 화백은 엥포르멜 운동의 중심에 섰고, 자신만의 추상화풍을 개척해간다. 7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자 시대 상황을 기하학적 추상으로 표현하고 전통 오방색을 사용하는 등 한국의 정체성을 작품에 드러냈다.

 

1980년대 점화에선 그의 본격적인 추상화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 시기 작가는 캔버스에 아크릴을 칠하고 손가락이나 나이프를 이용해 지우는 작업을 했다. 이 모양들은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형태를 띠었고 물결의 파동과 같은 무늬가 됐다. 토속적이고 묵직한 색채의 배경을 사용했다.

 

 

1990-2000년대 무심에서는 ‘지움’과 ‘비움’의 리듬감이 변화를 거쳐 완성된다. 이전과 같이 손가락에 물을 묻혀 캔버스의 물감을 지우는데, 대나무 잎 모습을 띠었다. 거칠면서 날카롭고 불규칙적인 형태의 문양은 리듬감을 초월한 작가의 곧은 의지를 나타냈다.

 

2010년대 이후는 그의 작업을 ‘반추’하는 시기다. 다양한 재질과 색채를 이용했으며 빠르고 느린 호흡의 점들로 작품을 완성한다. 손가락으로 찍어 누르는 그의 문양은 힘 있다. 작가는 기존 방식에 문양을 덧입히는 방식을 취했는데, 평생 동안의 호흡을 한 화면에 쌓아올림으로써 그 이전의 삶을 반추하는 수행의 과정을 거쳤다.

 

 

13일 수원 헤럴드옥션 광교센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정주아 해럴드옥션 매니저는 “전시를 할 때 제일 중요한 부분은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는 것”이라며 “조용익 화백은 무심하고 소탈한 느낌이 강했고 70년 동안 작업을 놓지 않았던 열정적인 분이셨다”고 작가를 소개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서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것은 초기 수채화와 2010년대 최근 작품들”이라며 “작품을 선정할 때도 도상이 예쁘거나 밀도가 있는 작품들을 다양한 색깔, 문양, 크기로 최대한 많이 가져왔다”고 말했다.

 

 

단아하고 사색적인 조용익의 단색화를 만날 수 있는 헤럴드옥션 기획전시 ‘지움과 비움 그리고 반추’는 4월 5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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