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펜촉 추억을 건지다

2008.08.26 19:27:12 18면

수원 NH갤러리 내달 18일까지
펜화 작가 이미경 ‘구멍가게’展

 

엄마 몰래 나갔다가 나도 몰래 빠져드는 뽑기, 입 안을 뿌듯하게 채워주는 눈깔사탕….

잔잔한 기억들에 시간의 먼지가 소복히 쌓이는 만큼 구멍가게의 정취도 점점 사라져 가는 듯 하다.

세상은 변했지만 같은 자리에서 세월을 꿋꿋이 버텨 온 구멍가게들이 있다.

수원시 구운동 NH갤러리는 9월 18일까지 펜화 작가 이미경의 ‘구멍가게’전을 연다.

오래된 진열장 위의 잡화들, 박스 안 과일, 색색의 과자봉지를 그려낸 작품 10여점을 선보이는 자리.

작가는 강원도에서부터 남도 끝자락까지 돌아다니며 어떤 은유보다도 강한 추억의 모습들을 작품에 담아냈다.

작고 허름하기만 한 구멍가게의 풍경은 뒤엉킨 시간으로부터 생경함까지 전달해낸다.

‘○○상회’, ‘○○○연쇄점’ 등의 간판에서는 주인 아주머니의 인정, 주인할아버지의 꼿꼿함이 느껴지는 듯 하다.

이 따스한 느낌을 펜촉에 담아 정성껏 그려낸 작품들은 관람객 개개인에게 구구절절한 사연을 만들게 하는 힘이 있다.

더불어 파 한 단, 과자 한 봉지까지 세밀하게 묘사된 작품들로부터 작가의 은근한 끈기, 시간을 잡아끄는 힘을 느낄 수 있다.

관람객들은 구멍가게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정겨운 동심, 따뜻한 감동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권은희 기자 ke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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