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까지 틀어놓은’ 묵인된 기억을 들추다

2010.07.05 20:14:28 24면

스톤앤워터 ‘Grey Eye’전/ GYA 창작 박미라
용산참사 등 정치적 사건의 ‘잊혀진 진실’에 접근

 

‘용산 참사’라 불리는 용산4구역 철거 현장 화재사건. 죽고 다친 이들이 있었고, 사건 속의 갈등과 대립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는 이 사건이 기억이라는 범주 안에서 재편집되고 엇갈린 의견을 가져왔다. 이러한 사건들은 사람 대 사람, 국가 대 국가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매번 자의, 타의에 의해 절묘하게 각색되기도 한다.

작가 박미라는 용산 참사뿐만 아니라, 뉴타운, 광우병, 아이티, 4대강시리즈, 부엉이 성지 등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의 실제를 작품에 담아냈다. 관망자로 접근한 작가의 시선은 지극히 관조적이다. 개개 사람들의 기억이 될 만한 풍경, 사회구성원의 층위에 따라 달라진 입장을 표현해냈다. 모든 부분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람객들의 생각을 환기시키는 것. 고대의 상형문자를 연상시키는 간소화되고 평면화 된 이미지, 중세유럽의 회화적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박미라 작가는 “진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역사 책 속의 이야기들은 사실이 아닌 경우가 있고 많은 부분 왜곡되거나 은폐됐다”며 “공식화된 역사보다 각 개인의 머리와 마음속에 각인된 억압 되고 잊힌 진실의 기억에 주목하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박재은 비평가는 “박미라는 정치적인 사건에서 발생하는 지배자의 폭력에 관하여 사유한다”며 “이 사건들이 우리의 역사이며, 이 역사는 우리의 기억에 의존함을, 그리고 그 기억은 개인의 기억을 묵인한 집단의 기억임을 사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 박미라의 작품들은 오는 8~20일 서울 역삼동 비주얼아트센터 보다에서 열리는 안양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 GYA PROJET 2010 기획전시 ‘Grey Eyes’전에서 만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작가 박미라의 작품과 GYA비평가 박재은의 비평을 통해 ‘묵인된 기억과 집단의 기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문의: 031-472-2886)
권은희 기자 ke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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