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전문계고(실업계고, 종합고) 전환을 통해 산업형 맞춤인재 육성과 ‘선취업 후진학’ 체제를 구축키로 했지만, 대학 중시 풍토와 고교 졸업자의 취업조건, 임금격차 등으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124개 전문계고의 연도별 대학(4년제, 2년제 포함) 진학 현황은 2007년 70.6%, 2008년 73.3%, 2009년 67.1%, 지난해 69.0% 등 매년 70% 안팎의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계고 출신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 이론 중심의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며 고교 교육체계에 대한 불신이 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직업교육 선진화방안을 통해 산업체 수요에 맞는 우수 기술자 양성을 목표로 일부 전문계고를 마이스터고로 전환하고 올해부터 나머지 학교를 특성화고로 전환시킬 계획이지만 실질적인 효과성에 대해서는 우려가 제기된다.
학벌 중심의 사회적 인식과 고교 졸업자에 대한 임금 격차 등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 전문계고 학생들이 취업을 우선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전문계고 출신자들이 겪는 임금격차와 좋은 기업에 취업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이러니 선취업은 물론 후진학도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도내 일선 학교에서는 마이스터고 육성 정책과 올해부터 특성화고 학생들의 학업비 전액 지원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반감도 드러내고 있다.
도내 한 일반계고 교장은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목표로 전문계고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 대한 편향적인 지원은 고교 교육의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문계고 교사는 “도내 마이스터고 2곳에 대한 학업비 전액 지원과 기숙사 건축, 교육비 지원 등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학교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또한 이들 고교에 대한 예산 지원이 끊길 경우 그에 대한 후폭풍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산업체의 구조 변화와 함께 전문계고 출신자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고교 체제 변화에 따라 점진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