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2009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며 도내 일선 학교에서 교과과목에 대한 편중 현상과 수업시간 부족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교육과정의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28일 도교육청과 일선학교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한 2009 개정교육과정은 지난 2일부터 초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적용된다. 이에 따라 초교 1학년은 학기 초 학교생활 적응교육을 받던 ‘우리들은 1학년’ 과정(80시간 안팎)이 없어지고, 학교별로 입학초기적응기 교재를 만들어 3월 한 달간 자율적으로 수업하게 됐다. 그러나 일부 초교에서는 학생 수준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교재를 만들거나 수업시수를 60~70시간으로 줄여 부실한 교육활동과 한글교육 파행 등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편집자주
1. 급속한 교육과정 개편
2. 준비 없는 변화에 따른 혼란
3. 장기적인 교육 발전 방향
도내 A초교 1학년 담임교사는 “교육청에서 지난해 12월 공문을 보내 시범학교에서 마련한 교재를 참고해 학교별로 초기적응기 교재를 만들라 했지만, 학교에서는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교사들간 충분한 논의도 없이 짜깁기 교재를 만들게 됐다”며 “한글교육이 상대적으로 축소됐다”고 토로했다.
또한 도내 중·고등학교 신입생들은 올해부터 학기당 이수과목이 8개 정도로 줄어들며 사회, 도덕 등 비인기 과목은 한 학기로 몰거나 시수를 줄이고, 영어, 수학 등의 입시관련 과목은 시수를 늘려 비대칭적 교육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안양 B중학교의 경우 지난해 1학년은 두 학기에 국어 170시간, 수학 136시간, 영어 102시간을 배웠지만 올해는 각각 180시간, 144시간, 108시간으로 늘어났다.
반면 두 학기에 68시간 배우던 도덕은 1학년 1학기에만 90시간을(총 6학기 과정이 2학기로 줄어듬), 102시간 배우던 사회(역사부분 제외)는 2학기에만 90시간을(총 4학기 과정이 2학기로 줄어듬), 음악과 미술은 6학기 과정이지만 각각 1·2학기 교차수업해 72시간씩 2학기 과정으로 축소됐다.
수원 C고교의 경우도 올해 신입생(인문계열)은 향후 3학년 과정에서 국어과목을 한 학기에 17시간 더 배우고 영어는 51시간, 수학은 34시간 늘어나지만, 체육은 1학년 1학기 때만 32시간 배우고, 미술과 음악도 1학년 때 한 학기씩 교차해 17시간만 배우도록 축소되는 등 중·고등학교의 교과 과정이 국영수 위주로 짜여졌다.
중·고교 교사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으로 개편돼 일부 과목은 한 학기에 몰아서 수업하기 때문에 균형감을 상실하게 됐다”며 “가르칠 분량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한 과목은 어쩔 수 없이 게눈 감추듯 교육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일선학교 부장교사들에 대한 교육과정 개편 연수를 시행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있어 보인다”며 “이달 말부터 교장, 교감 연수를 실시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