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들이 의도하지 않은 임신하고 사회적으로 냉대받으며 학업까지 포기하는 경우가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임신한 여학생들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아직 우리 사회에 많은 걸림돌이 산재한 실정이다. 도내 미혼모 학생들의 어려움과 지원사업의 개선 방향을 중점적으로 알아본다./편집자주
1. 차가운 시선과 학업 중단
2. 사회적 인식 변화·지원 확대
“순간의 실수였지만,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차갑게 느껴져 많이 힘들었어요.”
4일 수원의 미혼모 대안교육 장기위탁기관인 홀트고운학교에서 만난 유하나(고교 3학년·가명) 양은 최근 배가 불러오며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유 양은 “겨울방학이 지나고 배가 불러와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고 자퇴를 하려 했지만, 학업을 그만 둬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이 됐다”며 “주위의 시선이 가장 무서웠는데 홀트고운학교를 다니며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유 양과 같이 출산을 앞두고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학생은 현재 도내에서 매우 적은 실정이다.
도내 청소년 미혼모는 수백명에 이르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주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강압에 의해 학업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지난해 1~6월까지 도내 모자시설 7개소에 입소한 미혼모들을 집계한 현황에 의하면 전체 286명 중 19세 미만 미혼모는 68명(23.7%)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청소년 미혼모들은 자퇴를 하거나 휴학한 상태에서 출산과 양육을 하기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게 됐다고 모자시설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수원의 모자시설인 고운뜰의 경우 지난해 1년간 입소한 미혼모 144명 중 54명이 청소년이었지만, 대부분이 학교를 자퇴한 상태였다.
평택 에스더의집 또한 지난해 183명의 미혼모 중 68명이 청소년이었고 대부분이 학교를 다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도와 도교육청은 지난해 9월부터 도내에서 이들 두 곳에 일반 중·고교의 학업을 연계한 미혼모 대안학교를 설치했지만, 현재 재학중인 학생은 홀트고운학교(고운뜰 산하)에만 3명이 있고, 평택 동방누리학교에는 한명도 없는 상태다.
미혼모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이유는 주위 사람들의 냉소적 시선이 강한 반면, 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안학교 관계자들은 “미혼모 학생들이 학교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자퇴를 생각하거나, 부모와 교사들의 강압에 의해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혼모들이 학업을 중단하면 다시 학업을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학생들에 대한 배려와 함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