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휴교’에 학부모 우왕좌왕

2011.04.07 20:08:40 23면

교육당국 ‘방사능 비’ 대응 엇갈려 긴급공문… “일제 휴교령” 주장도

<속보>‘방사능 비’ 우려와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와 경기도교육청이 엇갈린 입장을 보인 가운데, 7일 내린 비로 인해 도내 일부 학교에서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을 하자 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교육당국의 뒤늦은 대응지침에 따라 이날 아침 일찍부터 학부모들이 우왕좌왕하며 혼선을 겪어 앞으로 재난 등의 상황에 대한 발빠른 결정과 대처방안이 요구된다.

7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일선 학교(유치원 포함)에 발송한 긴급공문에 따라 이날 유치원과 초·중학교는 일부 휴업하거나 단축수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휴업 여부 등을 둘러싸고 학부모들은 도교육청의 지침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고, 학교장 재량휴업에 대한 형평성 문제와 뒤늦게 휴업 여부를 알린 ‘늑장대처’에 대한 한계점을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경기도 재량휴업이라니까... 당연히 학교에서 문자 한 통 없다”, “(도교육청은) 어찌 학교장 재량휴업으로 책임을 넘겼는가”, “두 딸을 등교시켰지만, 마음이 너무 상한다. 왜 일제 휴교령을 안내려주는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는 등 제각각 불만의 글을 남겼다.

뒤늦게 휴원 사실을 알게 된 한 유치원생 학부모는 “등원 10분 전 휴교통보라니? 우리 아이에게 방사능 비보다 치명적인 건 유치원의 갑작스런 휴교다. 방사능 비 피하려다 아무도 없는 집에 여섯살 아이 혼자 있을 뻔했다”고 제기했다.

한 고등학생은 “왜 초등학교 중심으로 휴업을 하냐. 오늘 등교하는 길에 불안해 혼났다”며 “중·고등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휴교령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휴교를 하지 않은 도내 일부 학교 주변은 방사능 비를 피해 학생을 태운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방사능 비의 피해 여부와 학부모들의 걱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응지침을 정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도내 전체 휴교령을 내리지 않은 것은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학교장 재량으로 판단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함께 도내 학부모들의 방사능 비에 대한 우려를 외면하고 ‘휴교령 불필요’의 입장을 표명한 교과부에 대해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방사능 비의 피해 가능성이 존재하고 전문가들도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교과부가 비에 방사능 물질이 극미량만 포함돼 문제 없다고 호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교육당국이 학생, 학부모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신속하게 대응방침을 정하고 적극적으로 알려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지난 6일 오후 늦게 방사능 비의 대응방침을 정하고 지역교육지원청 등에 긴급 공문을 발송했지만, 학교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준비 시간이 부족해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종일 기자 lji22@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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