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경기도교육청이 올 3월 채용한 보건인턴교사를 하반기부터 채용하지 않는다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발송해 보건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본보 23일자 23면 보도), 이번 문제가 특정 부서의 독단적인 입장과 부서간 소통 부족 등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4일 도교육청과 보건교사 등에 따르면 이번 일은 올 1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인턴교사 채용 사업에 따라 도교육청 교원역량혁신과에서 평생체육건강과에 공문을 내려 3월부터 43학급 이상의 학교를 대상으로 보건인턴교사 190명을 채용했지만, 예산 확보가 어려워져 발생했다.
당초 도교육청은 7개 분야의 인턴교사를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교과부 정책으로 보건·예술 분야의 인턴교사 채용을 추가하게 됐다.
이에 도교육청 기획예산담당관실과 평생체육건강과는 보건인턴교사 채용 예산에 관해 협의를 가졌지만, 명확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기획예산담당관실에서는 보건교사 미배치교에 기간제 보건교사를 우선 채용한다는 방침에 따라 과대학급 보건인턴교사 채용 중단의 입장을 밝혔고, 도교육청은 최근 해당 공문을 지역교육지원청과 일선 학교에 발송했다.
그러나 일부 보건교사들은 과대학교에서 1천여명이 넘는 학생들의 교육과 건강관리, 보건업무 등을 혼자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며 보건교육에 대한 도교육청 관계자들의 인식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로 14년차인 이모 보건교사는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학교에 근무하면서 한 번도 점심시간에 편안하게 앉아 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 건강검진, 신체검사, 성폭력·성희롱예방, 안전사고 예방, 비만아 관리 등 업무가 늘고 있고, 정수기 관리, 교실 소독 등 시설관리와 각종 잡무로 바쁘게 생활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보건인턴교사는 업무만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라며 “사업 중단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도내 한 보건교사는 “보건교육이 교사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도교육청 관계자는 보건교사를 빨간약이나 바르는 사람으로 비하했다”면서 “도교육청이 교육정책을 추진하며 학교현장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기는커녕 자신들의 독단적인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한 문제에 대해 인정한다”며 “추후 2학기 보건인턴교사 채용에 대한 사업계획을 관련 부서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43학급 이상의 과대학교는 203개교에 이르고,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는 350개교다. 도교육청은 올해 120명의 기간제 보건교사를 채용한데 이어 매년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