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수출이 경제를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한 몸부림은 여전하다. 특히 영세한 기업들의 경우 해외시장 조사부터 바이어 물색에 대한 경험 및 정보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와 관련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해외시장개척단 및 전시회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본지에서는 경기도와 KOTRA 경기무역관, 무역협회 경기지부 등 시장개척단 지원 및 시행자의 역할과 시장개척단 기획단계부터 실제 시행까지의 문제점 등을 집중 취재한다.
보도 순서
1. 경기도 시장개척단 지원예산과 참가업체 선정
2. K기업 대표가 밝히는 시장개척단 참가기
3. 해외 현지 시행기관의 현황과 역할
4. 시장개척단의 문제점과 효율적인 운영방안
1. 시장개척단 지원예산 및 참가업체 선정
'실적을 위한 눈가리기식 행정'
"지난해의 경우 경기도에서 직접 업체를 선정해 시장개척단 파견 횟수 자체는 늘었으나 실제 실적은 미비했다. 이는 경기도가 통상지원에 대해 생색을 내기 위해 정확한 업체 선발기준을 무시하고 업체들을 마구잡이로 끼워 넣었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지원을 받아 실제 시장개척단(이하 시개단) 및 전시회를 시행하는 도내 모기관 실무자의 말이다.
경기도는 지난해까지 시개단 참가 업체를 직접 선발함으로써 통상지원에 대한 도의 역할을 강조하려 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탈이었다.
무분별하게 참가업체를 모집하고 그 수를 늘리는데만 신경을 썼기 때문에 투입된 지원금에 비해 실적은 미비했고, 현지에서 바이어 미팅일정 등이 취소되는 등 업체들의 언성만 높여 놓고 말았다.
특히 시개단 파견전 현지 시장조사와 바이어 물색 등이 충분히 이뤄져야 하고 업체 선정과정에서 수출 성사의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추려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제 현지 무역관이나 지사를 둔 시행기관에서 기획단계부터 업체선정까지 도맡아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그동안 경기도에서 기업 심사 기준을 만들고 실제 기업도 경기도에서 선정하는 등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경기도는 제한된 예산으로 시개단 지원을 꼭 필요로 하는 업체에게 적절하게 지원해야 할 상황인데도 파견 건수 및 참가업체 늘리기에 급급해 결국 실적도 올리지 못하고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시개단이 파견된 중국지역의 경우 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인데다 시개단에 참가할 경우 업체당 약 300~400만원까지 지원해줘 업체들의 지원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개단 파견을 기획할때 우선 현지 해당지역에 대해 수출품에 대한 시장조사 후 규모나 기술력 등을 고려해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현지 사정을 전혀 모르고 시장성이 전혀 없는 품목을 취급하는 업체도 선발되는 등 실적은 커녕 시장조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
현재 경기도의 경우 도청 및 지자체가 지원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경기무역관, 무역협회 경기지부 등이 시행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경우 도에서 경기무역관에 10억원, 무역협회 경기지부에 9억원 등 약 20억원 가량 지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타 지방보다 경기도의 경우 기업수도 많지만 지원예산이 타 시,도에 비해 같거나 적게 책정되고 있어 실제 운영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시개단 참가업체 선정 기준은 도에서 정하고 있지만 실제 선정은 시행기관과 합동으로 이뤄진다"고 반박했다.
도내 시개단 시행기관 한 관계자는 "시개단 업체 모집과 선정은 경기도와 시행기관이 공동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결국 업체선정 기준은 도에서 마련하고 있고 최종적인 업체 선정도 도에서 하고 있다"며 "업체 선정 심사에 있어 시행기관은 현지 지사나 무역관을 통해 수출품에 대한 시장성 조사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기업선정 기준을 도에서 정했다는 자체가 결국 도가 시개단 참가 기업을 선정하는 결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도 국제통상 관계자는 뒤늦게 시개단 참가업체 선정을 실제 시행기관에게 전부 맡기겠다고 시행기관과 구두상으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스스로 부실행정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