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당시 탁도계, 고장 아닌 조작 드러나

2019.09.24 20:47:41 18면

상수도본부 직원이 임의로 꺼
인천경찰, 공무원 7명 입건

‘붉은 수돗물’ 사태 당시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들이 수돗물의 탁도를 측정하는 탁도계를 임의로 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4일 붉은 수돗물 사태 당시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 공촌정수장 소속이었던 A씨 등 2명을 공전자기록 위·변작 및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직원 B씨 등 5명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5월 30일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 급수구역에서 남동구 수산정수장의 물을 대체 공급하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공촌정수장의 탁도를 측정하는 기계 작동을 임의로 끈 혐의를 받고 있다.

탁도계가 가동을 멈추면 기계에 표시되는 탁도 수치 그래프가 일시적으로 정상으로 표시된다.

경찰은 앞서 A씨 등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지난 2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뒤 영장을 기각하면서 일단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하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 7월 11일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수장의 탁도계가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현재 정상인 탁도계가 사태가 악화하는 시점에는 왜 고장이 났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해왔다.

환경부는 지난 6월 18일 정부 원인 조사반의 중간 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탁도계가 고장 나 정확한 탁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경찰은 탁도계가 고장 난 게 아니라 임의로 누군가가 작동을 멈췄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공촌정수장 탁도계는 수돗물 탁도 수치가 0.12NTU 이상일 때 경보음이 울리도록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촌정수장 탁도는 평균 0.07NTU이지만 지난달 수계전환 이후 30분 만에 최대 0.24NT로 3배 수준까지 늘어났고, 별도의 조치 없이 붉은 수돗물이 각 가정으로 공급돼 사태가 악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 수사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지난 5월 30일 수계 전환 중 기존 관로 수압을 무리하게 높이다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발생해 공촌정수장 관할 급수구역 내 26만1천세대, 63만5천명이 적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인천=이정규기자 ljk@
이정규 기자 lj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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