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의 열기 잇겠다던 전국동계체전…관중석은 텅텅

2025.02.23 15:27:26 11면

지역 현안 밝은 택시기사 조차 대회 개최 사실 몰라
단순한 대회 홍보 넘어 체계적인 홍보 이뤄져야

 

제106회 전국동계체육대회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의 열기를 잇겠다는 것은 구두선에 지나지 않았다.

 

제106회 대회는 시작부터 끝까지 '썰렁한 축제'였다. 선수들은 눈밭과 빙판 위에서 뜨거운 열정을 쏟아 부으며 하얼빈의 열기를 이어 받은 반면 텅텅 빈 관중석은 얼마 있지 않은 관중마저 자리를 지키는 것을 무안하게 할 만큼 썰렁했다.
 

18일부터 21일까지 4일 동안 강원도 일원에서 진행된 제106회 대회는 전국 17개 시·도 4251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빙상, 컬링, 크로스컨트리 등 8개 종목에서 각 지역의 명예를 건 한판 승부를 펼쳤다.

 

제106회 대회 개막 전 개최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 16개, 은 15개, 동메달 14개를 획득, 동계 아시안게임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2017 삿포로)을 달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최지' 강원도를 비롯해 많은 언론들이 '하얼빈의 열기를 잇는다'며 제106회 대회를 홍보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들만의 리그'로 진행됐다.

 

지난 1월 사전 경기로 진행된 빙상 종목에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과 '차세대 에이스'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심석희, 박지원(이상 서울시청), '新 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 등 걸출한 세계 스타 선수들이 출전해 예전처럼 비교적 많은 수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활기가 돌았다.
 

하지만 그 외의 종목들은 낮은 경기장 온도 만큼이나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경기장을 찾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수들의 가족, 시·도 체육회 및 교육청 관계자들 뿐이었다.

 

대중들이 제106회 대회 경기장을 찾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개최지 강원도의 홍보가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강원도는 지난해 강원도체육회, 강원도의회, 강원도교육청, 대한체육회 등 기관과 겨울스포츠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2028년까지 전국동계체육대회를 강원도에서 개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강원도와 대한체육회는 당시 협약을 체결하면서 동계종목의 특수성과 지역 환경을 고려해 강원도를 주 개최지로 선정했다며 체계적인 홍보를 펼치는 것에도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얼빈의 열기를 잇는다', '모든 경기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라는 것을 강조했음에도 전국동계체전 개최지인 강원도민들조차 체전 개최에 무관심했다.

 

실제로 개최지 택시기사들은 물론 식당이나 카페 종사자들조차 동계체전 개최를 알지 못했고 외지인들이 많은 이유에 대해 그저 스키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이해하고 있었다.

 

대회가 열리고 있는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센터와 용평리조트서 불과 10㎞ 떨어진 횡계리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전국동계체육대회가 진행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 오늘 사람들이 많이 보이길래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했는데, 대회 때문이었다는 걸 지금 알았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경기도 소속 A코치는 "안타깝지만 선수들은 관중 없는 경기장에서 시합 하는 것이 익숙하다"며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내대회부터 활성화 되어야 하는데 아쉽다"라고 하소연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류초원 기자 ]

유창현·류초원 기자 ychanghe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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