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쁜 동물의 탄생, 동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 문제는 인간의 변덕 지적

2025.03.06 13:00:22 10면

나쁜 동물은 없다... 변덕스러운 인간의 욕망이 문제

 

◆ 나쁜 동물의 탄생 / 베서니 브룩셔 / 북트리거 / 508쪽 / 2만 1600원

 

88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수천마리의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 돼 하늘로 비상했다.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란 노래 가사는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며 익숙한 대중가요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비둘기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고 그들이 인간의 생활 반경 속으로 깊숙이 들어오면서 비둘기는 도시의 위생과 환경을 해치는 유해동물로 낙인찍혀 '날개 달린 쥐'로 전락했다.

 

비둘기와 같은 사례는 너무나 많다. 코끼리, 고양이, 참새처럼 한 때 인간의 '친구'라 불렸던 동물들이 언젠가부터 '나쁜 동물' 취급을 받고 있다. 동물이 변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시선이 바뀐 것일까. 저자는 동물은 변한 적이 없다고 단언한다. 변한 것은 인간의 시선이며 그 배경에는 인간의 욕망과 필요, 이데올리기와 과학이 뒤섞여 있다고 지적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국내에만 1천만 명이 넘고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하지만 휴가철이면 유기동물이 급격히 증가하고 그들이 들개와 길고양이가 되면서 그 피해로 인한 부정적 인식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동물을 쉽게 아끼고, 쉽게 미워하는 인간의 이런 양가적 관점을 유쾌하고 생생하게 드러낸다. 동물들 곁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과 현장 전문가, 학자들의 이야기를 고루 청취하며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틀을 제공한다. 

 

과학 저널리스트, 웨이크포리스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생리학 및 약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 베서니 브룩셔는 변덕스럽게 동물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꼬집는다. 그러면서 단순한 정답 대신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동물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과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인간과 동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해 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

우경오 기자 ruddhp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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