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 도시'나 '스마트행정'이라는 단어는 추상적인 미래를 그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수원시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스마트한 행정을 반영한 스마트 도시 생활이 펼쳐지고 있다.
시민 일상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조각들을 모아 의미를 찾고 이를 활용해 시민을 위한 행정의 체감도를 높이는 시의 데이터 기반 행정을 알아본다.

◇시민 안전은 수원시가 스마트하게 관리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대 규모의 인구가 살고 있는 시에는 사람이 많이 오가는 중심지가 많다. 대표적으로 인계동, 수원역, 행궁동, 화서역 일대를 꼽을 수 있다.
이중 인계동 중심상가와 수원역 로데오걸리, 행궁동 행궁거리, 화서역 지하보도 등 4곳은 인파가 집중되는 구역이다. 시는 이 네 곳에 총 28대의 AI 카메라를 설치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를 활용해 인파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다.
시 다중밀집지역의 안전관리를 위한 AI 카메라 설치 과정은 스마트 도시 행정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빅데이터를 관리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의미 있는 정보를 만들고 시민을 위한 정책 수립까지 활용된다.

AI 카메라 위치는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선정한 것이 아니라 10종에 달하는 내외부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적지를 선정했다.
112 신고 데이터는 지역별 특성과 신고 발생빈도 등을 분석하는 데 활용했다. 또 핼러윈데이, 수능일, 크리스마스 등 특정일의 유동인구 변화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는 인계동 중심상가와 수원역 로데오거리, 행궁동 행궁거리 등 3곳에 총 26대의 AI 카메라를 설치했다. 실시간 영상을 분석하고 정확한 인파 밀집 정도를 파악하며 위험 상황을 지켜본다.
1㎡ 면적에 3~4명이 넘으면 '주의', 5명이 넘으면 '위험' 상태라는 경고를 재난담당자에게 알려 빠른 판단을 하도록 돕는다.

◇복지·교통·여가 등 데이터기반 행정 확대
시의 데이터 기반 행정은 안전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정책 수립에 활용하는 사례는 다양한 시정 분야로 뻗어가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으로 인한 시민 생활 편의 향상은 교통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광교지구의 수요응답형 버스 운행 특징을 분석해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에 활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반 및 마을버스 노선과 정류소, 운행정보와 수요자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별 배차간격 편차와 요일 및 시간대별 유동인구, 특성 등을 파악해 지수화했다. 해당 결과는 신규 사업 추진 적합 지역에 적용한다.
시민의 여가를 증진하는 데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시는 '주요 산림 이용객 분석'으로 객관적인 근거를 확인해 효율적인 산림 정책을 수립했다.
이동통신사의 유동인구 데이터와 지적도 데이터를 활용해 광교산과 칠보산 이용객의 특성을 파악한 뒤 맞춤형 정책을 만든 것이다.
특히 복지 분야에서 빅데이터 활용은 시민을 위한 데이터 기반 행정의 미래를 보여준다. 노인인구 추이와 노인 장기요양 수요 및 공급을 분석해 장기 요양시설과 노인복지시설의 효과적인 신규 설립을 지원하는 것이 그 예다.
이같이 시가 빅데이터를 분석해 정책에 활용한 사례는 2022년부터 3년간 총 35건에 달한다. 공동주택 민원을 분석해 공동주택 관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하고 유동인구와 카드 매출, 기업 현황 분석 등을 전 부서에 공유해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수원시 모든 정보를 한눈에…데이터 개방
시는 데이터를 정책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이 필요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 정책도 추진 중이다.
데이터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사업 영역을 구축하는 데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시각화된 정보를 제공해 시민의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는 노력도 더한다.
시는 빅데이터 플랫폼에 총 1005종에 달하는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경제, 행정, 환경 등 분야별 데이터와 이를 분석한 데이터를 모두 포함하는 수치다.
이 중 30%에 해당하는 294종의 데이터는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개방하고 있다. 정해진 주기에 따라 갱신하는 데이터를 다운받아 민간 연구나 프로그램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시가 자체 운영 중인 '수원시 데이터 포털'에서는 다양한 데이터를 시각화한 자료가 제공돼 원하는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구생활, 행정경제, 도시환경 등 분야별 데이터가 그래픽으로 제공된다.
인구가 많은 지역은 어디인지부터 우리 동네의 연령별, 요일별, 시간대별 유동인구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어르신께 할인을 제공하는 효도업소, 임산부 배려 할인을 제공하는 업소, 비건 메뉴를 제공하는 업소 등 가까운 할인업소도 지도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도시' 수원, 데이터기반 행정 선도
시의 데이터기반 행정은 수상 실적을 이어가며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시가 선제적으로 체계적인 데이터기반 행정 밑거름을 마련한 결과다.
시는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2024 데이터기반 행정 실태점검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2024년도 데이터 산업진흥 유공자 포상'에서도 장관 표창을 받았다.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4대 추진 전략별 중점 추진 과제와 세부 실행 과제를 포함한 로드맵 '데이터기반행정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한 결과다.
올해는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일상화하고 데이터 품질을 개선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현안을 해결하고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을 지원하고 민간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도 추진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시는 올해 데이터 정제 및 표준화 작업을 강화해 정확도를 높여 공공데이터의 신뢰도를 향상할 계획"이라며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행정이 활성화되고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이 활발히 수립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