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나지 않는 감염병 유행에 부모들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남동구에서 2살 아이를 키우는 A씨(33)는 어린이집 공지 통해 홍역 유행 소식을 접했다. 다음장으로 넘기니 옆반 친구의 RS바이버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확진 소식까지 이어졌다.
아이와 함께 소아과를 찾으면 콜록이는 소리로 가득하고, 수시간 대기는 일상이 됐다. 이미 독감부터 코로나19 재유행, 백일해 등 각종 감염병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A씨는 “온갖 감염병이 유행하니 아이가 걸리까 걱정이 크다”며 “해외에서 홍역이 유행 중인데, 공항과 항만이 있는 인천이라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홍역이 확산하고 있다. 기침이나 재치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3월 6일까지 65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인천 감염자는 지난해 2명, 올해 1명으로 집계됐다.
모두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국내에서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다.
홍역은 12~15개월과 4~6세 2회에 걸쳐 백신을 접종하면 예방할 수 있다. 2023년 기준 인천지역 홍역예방접종률은 96.2%로, 전국 평균(95.6%)를 웃돌았다.
인천시는 해외유입이 많은 만큼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한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가족센터를 통해 예방접종·예방수칙 등 번역 홍보물을 배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홍역 발생 현황은 행정안전부 주소지가 기준”이라며 “실거주지 기준으로 보면 인천 발생 현황은 지난해 해외유입 1명이고, 올해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종식 이후 하늘길이 열리면서 각종 감염병들이 넘나드는 실정이다.
인천은 대한민국의 관문으로 통한다. 감염병의 길문이 될 수 있는 위험이 높지만, 여전히 수문장은 없다.
시는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선정은커녕 국비 반영에도 애를 먹고 있다.
게다가 공모는 2023년부터 감감무소식이다. 2017년 지정된 호남권 조선대병원의 공정률도 올해 1월 기준 9.16%에 불과하다.
특히 영종도에는 상급병원도 없다. 주민들은 다리를 건너서 다른지역 병원을 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영종 주민들은 지난달 국회를 찾아 300병상 규모의 공공종합병원과 감염병 생활치료센터 설립이 필요하다며 특수목적 공공병원 설립을 촉구하기도 했다.
시도 공모가 멈춘 만큼 다른 대안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국제감염병대응센터 계획안을 세우고 있다”며 “인천에 감염병 대비 인프라가 들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