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이 탈락 직전의 벼랑 끝에서 생존을 건 한 판 승부에 나선다.
정관장은 17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4~2025 KCC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붙는다.
정관장과 현대모비스의 시리즈에서 사실상 분수령이 될 이번 경기에서 정관장은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 1, 2차전을 모두 내준 정관장이 4강으로 향하려면 남은 세 경기에서 전승을 거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관장은 지난 1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PO 2차전에서 현대모비스에 72-90으로 완패했다.
경기 시작 15초 만에 자유투로 첫 실점을 내준 뒤 단 한 차례도 리드를 가져오지 못한 채 무너졌다. 3쿼터 중반에는 점수 차가 30점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정관장은 팀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속공 찬스에서도 선수들이 제때 달려주지 못했고, 오픈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코트에 있는 선수들이 함께 움직이지 않으니 속도전에서도 밀렸고, 결국 수비 로테이션까지 무너졌다.
또 외국인 선수들의 침묵도 뼈아팠다. 1차전에서 31점을 올렸던 오브라이언트는 야투 난조로 단 2득점에 그쳤고, 버튼 역시 수비 집중 견제에 고전하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장재석과 이대헌을 앞세워 오브라이언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특히 전반부터 오브라이언트를 외곽에서 볼을 잡지 못하게 압박하며 그의 공격 루트를 원천 봉쇄했다. 반면 정관장은 현대모비스의 빠른 공격 전개와 컷인 플레이를 막지 못했고,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며 점수 차가 급격히 벌어졌다.
정관장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각성이 절실하다. 버튼은 4쿼터 들어 개인기를 살려 득점을 올렸지만, 이미 분위기는 현대모비스 쪽으로 완전히 넘어간 뒤였다.
경기 초반부터 흐름을 가져오기 위해선 강한 수비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빠른 공격 전환으로 리듬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박지훈의 고군분투를 덜어줄 공격 조력자도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부상 중인 변준형과 김종규의 복귀 여부는 결정적이다.
정규리그 막판 돌풍을 일으키며 6위를 차지한 정관장은 지금까지 보여준 투지와 뒷심을 3차전에서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절체절명의 상황, 안방에서 펼쳐지는 이번 경기에서 정관장이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반격의 첫 발을 내디딜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