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1분기 성적표] ① 지주, 3개월 만에 5조 벌었다…향후 전망 '흐림'

2025.04.27 14:53:51 5면

1분기 합산 순익 4.9조 원…'리딩금융'은 KB
대출 자산 늘고 홍콩ELS 배상금 기저효과도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1분기 총 5조 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두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급증한 대출 자산과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이하 ELS) 배상에 따른 기저효과가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 강화 기조 등으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총 4조 9289억 원으로 전년(4조 2215억 원) 대비 16.8%(7074억 원) 늘었다. 이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나왔던 시장 기대치(4조 8858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리딩금융은 KB금융이 차지했다.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62.9%(6553억 원) 급증한 1조 6973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12.6%, 9.1% 늘어난 1조 4883억 원, 1조 1277억 원의 실적을 냈다. 우리금융은 1분기 6156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이들 중 유일하게 실적이 역성장했다. 약 1690억 원의 명예퇴직 비용을 지출한 영향이 컸다.

 

기준금리가 인하하는 추세에 접어들었음에도 이들이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급속도로 성장한 대출 덕이다. 지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증가했고, 기업대출 수요도 상당했다. 실제로 4대 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1년 새 64조 7762억 원 증가했다. 그 결과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10조 6419억 원의 이자이익을 시현했다.

 

지난해 1분기 홍콩 H지수 ELS 배상에 따른 기저효과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분기 총 1조 3174억 원을 홍콩H지수 ELS 손실 배상을 위한 충당부채로 적립한 바 있다. 

 

견조한 실적을 시현한 금융지주들은 한 목소리로 주주환원 확대를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 이사회가 결의한 올해 1분기 주당 배당금은 ▲KB금융 912원 ▲신한금융 570원 ▲하나금융 906원 ▲우리금융 200원으로 지난해보다 많다. 아울러 이들은 수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이러한 금융지주들의 실적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면밀히 관리하고 있어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릴 수 없는 데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것도 리스크가 크다. 

 

카드사 등 일부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비이자수익은 3조 25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비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6.3%, 7% 감소했다.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선방한 KB금융의 경우에도 국민카드와 KB증권의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과 대출 관리 강화 등으로 과거와 같은 외형 성장 전략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비이자수익 다변화와 비용 효율화 등 내실 경영이 향후 실적 방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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