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약쑥’ 향기가 사라져 가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에 ‘비필수품’이란 한계까지 겹쳐 생산·판매량 모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강화군에 따르면 지역 내 사자발약쑥 재배면적이 해마다 줄면서 생산량도 급감했다.
재배면적은 지난 2021년 10만㎡, 2022년 8만㎡, 2023년 7만 4000㎡였고, 지난해에는 5만 4000㎡로 4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 2021년 49톤이었던 생산량도 지난해에는 29.4톤으로 20톤대로 ‘뚝’ 떨어졌다.
강화약쑥은 깨끗한 토양과 해풍, 안개를 머금은 주변 환경 덕에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농가들은 점점 재배를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화약쑥연구회 관계자는 “약쑥 재배는 잡초를 기계가 아닌 손으로 일일이 뽑아야 할 정도로 노동 강도가 꽤 높다”며 “나이 많이 드신 분들이 이 일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역 내 약쑥 재배 농가는 지난해 기준 24 가구뿐이다.
2010년 100여 가구에서 2020년 50여 가구로 반토막 났는데, 15년 전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만 남았다.
강화군산림조합도 현재는 지리적 표시제로 등록된 농가 ‘한 곳’에서만 사자발약쑥 수매를 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판매량이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 택배 운송자도 ‘요즘 약쑥을 실어 나르는 차량 안이 텅텅 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애초 약쑥은 쌀, 의류 등 필수 소비재가 아닌 기호품인 이유로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 있는데다 생산·판매량이 서로 맞물려 감소하면서 재배에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지역 특산물’인 강화약쑥의 명맥을 유지토록 기능성 식품 등록을 위한 연구와 꾸준한 홍보 등 군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군 관계자는 “강화약쑥을 산업화하거나 가공하는 방향으로 지역 특산물을 살리기 위한 고민을 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