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봄학교의 과중한 업무로 '번아웃'과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늘봄행정실무사가 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경기학비노조)는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늘봄행정실무사 정신건강 위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학비노조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초등학교 1350교에 늘봄전담실장 319명, 늘봄행정실무사 707명, 초단시간 근로자 247명, 한시적 기간제 정원 외 교사 394명을 채용했다.
다만 늘봄실장은 여러 학교를 맡고 있어 학교 당 방문이 일주일 1~2회에 그치고 실장이 배치되지 못한 학교는 늘봄행정실무사 1명이 모든 업무를 감당하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 경기학비노조의 설명이다.
이들은 "늘봄행정실무사들은 높은 업무강도와 실장 없이 교육공무직원 1명이 늘봄학교를 총괄하는것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해왔지만 현장은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며 "3개월이 지난 요즘은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늘봄행정실무가 약 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5.6%가 '업무량이 과도하다', 84.4%가 '정서적으로 지친다'고 응답했으며 업무 외 감정노동과 민원 스트레스로 인한 소진, 퇴근 후에도 업무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 절반 이상이 업무로 인해 우울감과 슬픔을 느끼며, 두통, 불면 등 신체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85.5%는 '자신의 노력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발언에 나선 한 늘봄행정실무사는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안전을 지키고 정서적 돌봄까지 책임지고 있지만 업무는 갈수록 늘어나고 학교는 협조가 아닌 책임전가만 하고 있다"며 "늘봄실장의 업무 범위와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고 제도적으로 규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늘봄실무사의 업무량과 노동 강도에 걸맞은 임금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며 "학교 현장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가이드라인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