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시티 1호 체육공원 한복판에 밤만 되면 비상발전기가 굉음을 내며 가동된다. 전기 선로가 끊긴 탓에 가로등, 야간조명에 임시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 비상발전기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매연·악취는 물론 미세먼지·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까지 내뿜는다. 많은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이 이곳에서 야구·축구·풋살·농구·족구, 조깅·걷기 등 운동을 한다. 주민들은 가쁜 숨을 쉴 때마다 대기오염물질을 함께 마시고 있는 셈이다. 이곳은 공원이다. 맑은 공기를 주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공원에 나무를 심는 이유가 무색하다.

랜드마크시티 1호 체육공원(14만 8649㎡)의 야간 조명 전기 공급이 중단된 건 지난달 24일이다.
인근 송도워터프론트 1-2단계 공사 과정에서 지하에 매설된 전기 선로가 끊어졌다. 이 때문에 공원 내 가로등, 야간조명의 전력 공급도 모두 끊겼다.
방음벽 설치 중 지지대를 땅 속에 매설하면서 지장물을 사전에 확인하지 못한 채 작업을 한 탓이었다.
현재 야간 조명과 가로등은 비상발전기를 가동해 임시로 전기 공급을 하고 있다.
문제는 경유 비상발전기로 가동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오래된 중고 비상발전기로.
비상발전기는 소방시설법 및 국가건설기준 등에서 경유 또는 가스 발전기 등 연료를 태우는 내연기관으로만 설치하도록 돼 있다.
이 중 대부분이 가장 저렴한 경유를 연료로 사용한다.
특히 오래된 경유 비상발전기는 대기오염물질이 더 많이 배출되지만 대기환경보전법상 비상용 발전기는 배출가스 점검 및 규제 대상이 아니다.
최근에는 대형 건물에 설치하는 비상발전기의 경우 연료 전지를 사용한다. 경유 비상발전기가 다량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주민 A씨는 “산책을 하러 나왔는데 기름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며 “공원에 발전기가 왜 설치돼 있는지 안내 문구 하나 없다. 한 달이 다 돼가는데 복구가 왜 안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축구 동호회 회원 B씨는 “축구장 앞에 떡하니 발전기가 굉음을 내고 돌아가고 있다”며 “운동을 하다 보면 숨이 가빠지고, 나중에는 목이 아플 정도다”고 덧붙였다.
랜드마크시티 1호 체육공원은 수변공원과 이어진다.
체육공원을 이용하는 동호회 회원들뿐 아니라 이곳과 이어진 수변공원까지 산책을 하는 주민들이 비상발전기에서 내뿜은 대기오염물질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방음벽 설치 업체에 지장물 위치도 등을 사전에 알려 줬는데도 이같은 사고가 일어났다”며 “복구를 위한 업체 선정 등이 늦어지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민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