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착공?”…안성시 방관 속 표류하는 당왕지구 아파트 사업

2025.07.15 19:00:00 1면

금호건설, 16일 착공 여부 통보
조합 "2년 지연은 고의적 기망,
안성시는 상황 파악도 못 해"

 

경기도 안성시 당왕지구의 530세대 규모 공동주택 사업이 3년 넘게 멈춰선 상태에서, 시공사인 금호건설이 오는 16일 조합 측에 착공 여부를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하지만 금호건설 내부에서는 2026년 상반기 착공 가능성이 거론돼,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또 시간 끌기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5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업은 2022년 착공 예정이었지만 지금까지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그 사이 조합원 265명은 1인당 최대 1억 원에 달하는 추가 분담금을 부담했고, 금호건설은 공사비를 230억 원 증액했지만 공사는 여전히 시작되지 않았다.

 

 

이에 안성당왕 지역주택조합 측은 지난달 27일 조완석 금호건설 대표와 임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조합은 “금호건설이 공사 의사가 없으면서도 공사비 증액을 유도해놓고 착공을 미뤘다”며 “명백한 기망 행위”라고 주장했다.

 

2020년 안성시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은 조합은, 2022년 금호건설과 891억 원 규모의 도급계약을 맺었다.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추진했으나, 금호건설이 연대보증을 거부하며 자금 조달이 무산됐다. 재협상을 통해 지난해 7월 공사비를 1121억 원으로 증액했지만, 금호건설은 여전히 착공에 나서지 않고 있다.

 

금호건설은 “분양성 우려”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조합은 “실제 이유는 금호건설의 재무 악화”라고 보고 있다. 공사를 시작할수록 손해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고의로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당초 2022년 착공을 전제로 현장소장과 컨테이너까지 배치했지만, 금호건설은 착공 직전 발을 뺐다”며 “조합원들은 수억 원을 부담했는데 시공사는 책임을 회피하고, 안성시는 상황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합은 현재 금호건설을 상대로 89억 6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다. 일부 조합원은 개별 소송도 제기했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 ‘아테라’를 출시했지만, 이전에 분양한 단지 상당수가 여전히 미분양 상태다. ‘아테라’ 출시 전 분양한 14개 단지 중 8곳이 분양을 완료하지 못했고, 이 중 7곳은 준공을 마쳤음에도 미분양이다. 수원, 강릉, 제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분양률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금호건설 입장에서는 미분양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착공을 늦추는 게 손실 최소화 전략일 수 있다”며 “결국 조합원과 입주 예정자만 피해를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전국 618개 지역주택조합을 전수조사했고, 이 가운데 293건이 민원 및 분쟁 사례로 확인됐다. 대부분이 공사비 갈등, 착공 지연, 분담금 문제로, 안성 사례와 구조가 비슷하다.

 

지역주택조합 제도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됐지만, 부실한 감독 속에 대형 건설사의 리스크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정작 조합원 보호 장치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안성시는 “조합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 사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정성우·오다경 기자 ]

정성우·오다경 기자 omotaa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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