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도, 투자도 멈췄다”…고금리에 얼어붙은 민간경제

2025.07.15 10:38:17 5면

중견기업 10곳 중 6곳 "하반기 투자 계획 없어"
청년사업자 1분기 역대 최대폭 감소...2만 6247명 ↓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에 민간 경제의 동력이 빠르게 꺼지고 있다. 중견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하반기 투자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가운데, 청년 창업자는 통계 집계 이래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투자와 창업이 동시에 얼어붙으면서 내수 침체와 고용 불안의 악순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15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중견기업 투자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2.8%가 “하반기 투자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투자 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38.0%) ▲투자 필요성 부족(25.5%) ▲경영 실적 악화(19.3%) 등이 꼽혔다.

 

반면 하반기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힌 기업은 37.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포인트 늘었지만, 투자 유형은 기존 설비 보수나 제한적 R&D에 집중되는 등 확장보다는 유지·보완에 무게가 실려 있다. 투자 자금은 ‘내부 자금’(49.6%) 비중이 가장 높아, 외부 차입이나 자본 조달보다 신중한 경영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들은 투자 활성화를 위한 조건으로 ▲R&D·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37.1%) ▲물가 안정 및 내수 회복(22.0%) ▲금리 인하(17.9%) ▲노동 등 경영 환경 개선(10.0%) 등을 요구했다.

 

민간 활력 저하의 또 다른 축은 청년 창업이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30세 미만 청년 사업자는 월평균 35만 467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만 6247명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창업보다 휴·폐업이 많은 ‘역성장’ 흐름이 청년층에서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청년 자영업자가 가장 많이 몰린 소매업에서 감소세가 집중됐다. 소매업에 종사하는 청년 사업자는 12만 7089명으로 1년 새 1만 6185명 줄었고, 음식업에서도 5507명이 줄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청년 창업의 구조적 취약성에 주목한다. 단기간 진입이 가능한 업종에 창업이 몰리는 데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로 인해 생존 가능성 자체가 낮다는 것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부분 청년 창업자는 음식점·카페 같은 기술 기반이 없는 자영업을 한다”며 “이런 업종이 대부분 포화 상태거나 수요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청년층 고용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15~29세 고용률은 지난해 5월 이후 13개월 연속 하락 중이고, 실업률도 7%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취업도, 창업도 어려운 이중의 벽에 청년들이 몰리고 있는 셈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청년 창업은 부채 의존도가 높고 경제 충격에 더 취약하다”며 “단순 창업 장려를 넘어 청년이 시장에서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구조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moon@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