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과 폭우가 겹친 지난달 배추와 돼지고기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생산자물가가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농산물 가격 불안이 이어질 경우 식자재발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4월(-0.2%)과 5월(-0.1%)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상승 전환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0.5% 올라, 5월(0.3%)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특히 농림수산품의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6% 상승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품목별로는 축산물(2.4%)과 농산물(1.5%)이 두드러졌는데, 특히 배추 가격은 한 달 새 무려 31.1% 폭등했다. 돼지고기(9.5%)와 달걀(4.4%)도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물오징어(-36.3%)와 고등어(-27.6%)는 크게 떨어졌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배추는 봄배추 작황이 고온 피해와 병해로 부진하면서 공급이 줄어 가격이 급등했다”며 “축산물의 경우 도축 물량 감소가 가격 상승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6월 초부터 이어진 폭염과 중순 이후의 폭우로 농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향후 농림수산품 물가의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다. 이 팀장은 “7월 들어서도 기상이변이 계속되고 있어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제 유가와 환율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두바이유와 원·달러 환율이 7월 들어 각각 소폭 상승하면서 대외 변수도 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 팀장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도 불확실성이 커 가격에 양방향 영향을 줄 수 있어 향후 물가 흐름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산품 중에서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0.6%)가 하락했지만 석탄 및 석유제품(1.2%)이 올라 전체적으로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전력·가스·수도 부문은 산업용 도시가스(-2.4%) 하락 영향으로 0.1% 떨어졌다. 서비스 부문은 금융·보험(2.5%)과 부동산서비스(0.2%) 등이 올라 0.3% 상승했다.
수입품까지 반영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6월에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6% 떨어졌다. 환율 안정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원재료(-4.1%), 중간재(-0.3%), 최종재(-0.1%)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출하물량에 수출품까지 포함한 총생산물가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0.6% 각각 하락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