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윤의 마켓인텔리전스]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은 미·중 간의 창과 방패 경쟁

2025.08.19 06:00:00 11면

 

1970년대 후반 미국 영화 스타워즈에 로봇 R2-D2, C-3PO가 등장하여 인기가 많았다. 그 후 휴머노이드 로봇은 공상과학 영화에서 단골 주제로 다룰 만큼 우리에게 친숙해졌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미국이 연구개발을 주도해왔다. 미국의 간판 로봇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구글, 소프트뱅크를 거쳐 현대차그룹의 자회사가 되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4족보행 로봇 스팟 등을 개발하였으며 연구개발 능력이 강점이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올해 5,000대 생산할 예정이었으나 차질을 빚고 있다. 아마존은 배달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며, 오픈AI와 메타도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에 참여했다. 스타트업 피규어 AI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간 최대 12,000대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은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이 엔비디아의 성장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골드만삭스는 2035년 휴머노이드 로봇의 세계시장 규모를 380억 달러로 전망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업체들의 기술 경쟁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시진핑 정부는 ‘중국 표준화 2035’ 계획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9대 미래산업으로 지정했다. 중국 로봇업체들은 마라톤, 축구, 권투 등 각종 운동경기에 로봇을 참여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기업의 경쟁력은 제조기술, 가성비, 조기 상용화이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발 빠르게 대중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세그웨이는 한때 전동스쿠터 시장의 최고 강자였다. 그러나 중국 나인봇이 세그웨이의 1/10 가격으로 제품을 출시하여 시장을 접수했다. 가격파괴 전략이 성공했으며, 나인봇은 2015년 경쟁사 세그웨이를 인수했다. 이것이 중국업체의 전략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에서도 중국기업들은 혁신적인 가격파괴로 외국 경쟁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유니트리는 최근 5,900달러 휴머노이드 로봇 R1을 공개하였다. 이 가격은 테슬라 옵티머스의 약 1/3,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의 약 1/20에 해당하는 파격적인 가격이다. 유비테크, 애지봇, 유니트리 등은 올해 1,000대 이상 대량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니트리 CEO 왕싱싱은 “빠르면 3년 내 휴머노이드 로봇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다”라면서 “중국과 미국의 강점은 각각 하드웨어, AI 소프트웨어 생태계이다”라고 주장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미래핵심 산업이다. 이것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합작품이다. 로봇 두뇌는 AI가 담당할 것이며, 피지컬 AI 반도체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과 사무실에서 일하고 물건을 배달하며, 가정에서 집사 역할을 하는 시대가 곧 온다. 미래에는 사람 대신 전쟁에도 참여할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뛰어들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창과 방패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이 미래 전략산업인 휴머노이드 로봇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정부도 국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여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켜야 할 것이다.

엄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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