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방한 중인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글로벌 보건협력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미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약 30분간 게이츠 이사장을 접견해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먼저 게이츠 이사장은 오는 25일 한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잘 나누시라”고 덕담을 건냈고, 이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슬기롭게 잘 대화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게이츠 이사장이 “SMR이 AI(인공지능)나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전력 수요 증가에 효과적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 “한국 정부도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관심이 많다”고 호응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이 많다. 세계 시장에서의 활약이 점차 늘고 있다”며 “한국이야 말로 SMR의 강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도 준비를 많이 하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이 SMR에서 굉장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피력했다.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게이츠 이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로, 게이츠재단을 통해 각종 백신 개발 등 보건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며 SMR 개발사인 테라파워의 창업주다.
이 대통령은 게이츠 이사장의 최근 활동을 언급하며 “지구와 지구인 전체를 위한 공공 활동을 하는 것에 경의를 표한다. 대한민국 정부도 함께할 방법을 최대한 찾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우리 게이츠 이사장은 저도 메일 쓰는 ‘창문(Window)’를 개발했다”며 “이를 통해 사람들이 모두 세상을 보는 창문을 가지게 됐다”고 비유를 들기도 했다.
나아가 “게이츠 이사장이 백신 개발이나 친환경 발전시설을 개발하는 등 인류를 위한 새로운 공공재 개발에 나선 점도 참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게이츠 이사장은 “얼마 전 재단 출범 25주년을 기념해 모든 재산과 재단 기금을 20년 안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며 “2000억 달러 가량의 자산을 사용하며 전 세계 보건 분야의 (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향후 20년 동안 아동 사망자 수를 연간 200만 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목표 실현을 위해 한국의 바이오 기술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 바이오 사이언스 제품들은 경이로운 수준”이라며 “IVI(국제백신연구소) 연구부터 시작해 SD바이오, SK, LG, 유바이오로직스까지 (한국에 있다). 10년 전만 해도 아주 작았던 한국의 이 산업이 지금은 너무나 크고 중요한 산업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 백신과 진단기기 등을 사례로 들고는 “전 세계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지정학적 변화에 더해 AI(인공지능) 등 기술적인 변화도 있었다”며 “한국으로서는 전략을 다시 점검하며 ‘솔루션 개발’ 분야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큰 기회”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또 “거의 유일하게 세계 복지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한 한국이 글로벌 보건 개선에 지속해 기여해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접견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이 배석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