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세협상 등 산적한 현안 앞두고 민주당 급발진 우려된다

2025.09.26 06:00:00 13면

의석 수만 믿지 말고 민심과 동행하는 정치로 재정비해야

지금 대한민국의 최대 현안은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과의 관세협상이다. 외환보유고 80%에 해당하는 3500억 달러(487조원) 대미투자 협상이 최대 난관이다.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도 전액 현금 출자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을 바꾸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만나 "최근 미일 간 대미 투자 패키지 합의가 있었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 외환시장 및 인프라 등 측면에서 일본과 크게 다르다"며 "이런 측면도 고려해 협상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이 대통령님의 말씀을 충분히 경청했고 내부적으로도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교착상태에 빠졌던 관세협상의 최대분수령을 만든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정부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진행될 한미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을 최종 타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때도 타결을 못한다면 우리나라 경제가 어떤 위기와 마주서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관세 피해는 이미 발생하고 있고, 점점 확대되고 있다. 24일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와 부품에 부과중인 품목관세를 15%로 하향조정 했다. 일본은 이미 지난 16일부터 15%를 적용받고 있다. 주요 경쟁국에 비해 10%의 관세를 더 내야 하는 우리 자동차 산업의 피해는 막대하다.  

 

이처럼 경제가 백척간두에 서 있는 이 때에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민주당의 최근 행태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3대 특검이 만들어지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구속된지 언제인데 아직도 민주당은 내란 말고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미 특검이 활동중이고 재판도 진행되는 상황이라 수사권이나 재판권도 없는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내란에 대한 단죄는 민주당 주도로 만든 특검 등의 시스템에 맡기고 집권여당으로서 관세 등 민생현안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은 질문한다. 민주당은 이제와서 왜 혼자 다 하려고 하는가. 윤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은 정의를 바라는 국민들이 가장 큰 동력이었고, 헌법재판소와 특검이라는 국가시스템이 결정했다. 내란행위를 막은 것이 민주당 혼자 한 일이 아닌데 이제와서 민심을 살피지 않고 독주하는 듯한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법사위를 비롯한 국회상임위의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하는 강성발언이나 돌출행동에 대해 상당수의 중도층이 우려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회 법사위 영상을 본 국민들은 모두가 혀를 찬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 일부는 마치 완장이라도 찬 듯 고성만 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부와 국회 모두를 가진 거대여당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서로 삿대질하며 말싸움하는 것도 볼썽사나운 일인데 청문회 증인들을 마치 죄인다루듯 답변도 막고 호통만 치는 장면은 참담하다. 증인 신문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것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민주당이 그토록 혐오하는 검찰의 강압수사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실시안을 기습적으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지도부도 모르는 사이에 처리됐다. 12.3비상계엄 전후에 보여진 조희대 대법관의 행태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확증도 없는 상태에서 사법부 수장을 청문회에 세우고, 탄핵까지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민주당 김영진 의원조차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개최가 결정된 데 대해 “대단히 무거운 주제이고 중요한 사안”이라며 “약간 급발진하지 않았나”라고 평가했다.

 

박근혜, 윤석열 전 대통령에서 보여지듯이 민심은 누적되는 것이고, 누적된 민심이 인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면 권력은 허물어지는 것이다. 민주당은 거대여당이다. 행정부와 입법부를 완벽히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왠지 초조해 보인다. 급해 보인다. ‘전언(傳言)에 기댄 폭로정치’는 소수 야당이나 하는 정치다. 국민들이 우려하는 이유다. 민심은 말하고 있다. “민주당, 이제 재정비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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