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올해 상승분 전부 반납…최고가 대비 30% 이상 ↓

2025.11.18 10:12:41 5면

기관 매수 속 사상 최고가 찍었지만
미·중 갈등·연준 변수에 투자심리 급냉각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세를 이어가며 올해 들어 쌓았던 상승분을 모두 내줬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암호화폐 정책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흐름이 미·중 갈등 재부상과 대형 투자자 매도, 연준 금리 인하 지연 우려 등이 겹치며 급격히 꺾인 것이다.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6일(뉴욕 시각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9만 3000달러 초반까지 떨어지며 사실상 올해 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30% 이상 오르며 연말 20만 달러 돌파 전망까지 나왔던 낙관론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도 동반 하락하면서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지난달 초 4조 3790억 달러에서 현재 3조 2820억 달러로 25% 가까이 줄었다.

 

◇ 트럼프 정책·기관 매수로 급등…그러나 고점서 급락

 

가상자산 시장은 올해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드라이브에 힘입어 상승랠리를 펼쳐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디지털 자산 시장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자산으로 규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제도권 편입을 공식화했다. 기관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세가 이어지며 비트코인은 지난달 초 12만 6250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연준을 향한 백악관의 금리 인하 압박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며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하락의 단초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비롯됐다. 지난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미·중 무역 갈등이 희토류 문제로 확대되자 시장에 투매가 일었다. 레버리지(차입) 매수 포지션의 강제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급락장이 펼쳐졌다.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되고, 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고래(대형 투자자)들의 매도 소식까지 더해지며 하락폭은 확대됐다.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공포·탐욕지수’는 17일 기준 17로, ‘극심한 공포’ 단계까지 떨어졌다. 올해 최저점을 기록한 4월 초 수준이다.

 

◇ 흔들리는 ‘에브리싱 랠리’…“가상자산, 위험 신호 먼저 감지”

 

비트코인 급락은 올해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에브리싱 랠리’에도 균열을 드러냈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안전자산인 금부터 주식·가상자산까지 동반 상승했던 흐름이 멈추면서 위험회피 정서가 확산된 것이다. 기술주 중심의 AI 버블 논란이 불거지며 투자심리가 약화한 점도 가상자산 약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매슈 호건 비트와이즈자산운용 CI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은 탄광 속 카나리아와 같은 존재”라며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에 시장보다 먼저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반감기 이후 약 18개월 뒤 고점을 찍고 급락하는 ‘4년 주기설’이 이번에도 들어맞았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 최근 반감기는 지난해 4월이었고, 가격 고점은 18개월 후인 올 10월 형성됐다.

 

◇ “대세 하락 진입 아직 판단 어려워”…ETF·규제법안 기대도

 

가상자산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든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다만 낙관론도 존재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지니어스법 통과 당시 비트코인 성과가 금을 앞질렀다”며 “내년 클래리티법 통과가 시장 구조 안정성과 제도화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급변하는 국제환경과 정책 변수 속에서 다시 반등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공혜린 기자 ]

공혜린 기자 mo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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