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진칼럼] 극장과 OTT가 친해지는 방법에 대하여

2026.01.19 06:00:00 13면

 

중국 배우 저우둥위(주동우)의 출연작 <먼 훗날 우리>는 2018년 개봉 당시 중국 국내에서만 약 13억 7000만 위안(우리 돈 약 2500억 원)을 벌어들였다. 한국에서는 개봉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만약에 우리>는 <먼 훗날 우리>의 리메이크 영화이다. 이 한국 영화는 지난 세밑(12월 31일)에 개봉해 2주 만에 관객 120만 명을 모았다. 

 

<만약에 우리>의 흥행은 여러 시그널을 주고 있다. 사실 원작인 <먼 훗날 우리>는 대만 감독이 만든 것이어서 중국 영화계의 일국양제(一國兩制) 시스템을 은근히 구현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번 한국의 리메이크와 흥행 성공의 예감 역시 한-중간의 새로운 문화협력을 넘어 지난 시대에 내려진 한한령(限韓令)의 중단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른 각도로 보면, 극장과 OTT 플랫폼 특히 넷플릭스가 공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먼 훗날 우리>가 넷플릭스로 공개된 이상 그것을 다시 극장용으로 만든다는 것은 의미 없는 일로 치부되기 쉽다. 그러나 극장 관객들은 종종 별도로 존재하며 넷플릭스에 이미 나왔다는 것이 오히려 입소문의 프로모션으로 작동했음을 이번 사례가 보여준다. 

 

그건 넷플릭스의 이해관계와도 상통하는 얘기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해외 유수 영화제에 자사 영화 콘텐츠를 탑재하는 데 여러 제약이 따른다. 칸에는 출품하지 못한다. 베니스는 그걸 이용해 넷플릭스를 전격 수용하고 있다. 베를린은 제한적이다.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에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극장에 갔다 와야 한다. 최소 2주 이상이다. 조지 클루니 주연의 영화 <제이 켈리> 같은 영화가 국내에서 2주 이상 극장 개봉을 단행한 것도 그 같은 넷플릭스의 전략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이걸 작품의 프로모션으로 활용하고 있다. 극장 측에서는 이왕 하는 거, 보다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영화의 사전 극장 개봉, 사전 프로모션의 경우 수가 더 많아지길 희망하고 있다. 

 

어쨌든 새해 벽두에 예상치 못한 한국 영화 히트작이 나왔다. 2008년이 배경인 영화다. 미래에 대해 늘 불안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는 20대 청춘들의 얘기를 담았다. 그들에게는 늘 ‘만약’이 중요한 법이다. 기대와 후회의 정서를 모두 담고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약 20년 전 얘기지만 그것이 오히려 지금 20대들의 복고 감성마저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우 출신으로 <82년생 김지영>을 만들어 촉망을 한눈에 받았던 감독 김도영의 두 번째 영화이다. 기량이 뛰어난 감독의 발굴이 다시 이루어진 셈이다. 구교환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고 문가영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새로운 청춘 아이콘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에 있는 저위둥위 주연의 중국 콘텐츠 <먼 훗날 우리>의 조회수도 덩달아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연말 청룡영화상 공연 무대에서 폭발한 박정민 – (가수) 화사 커플의 인기에 이어 한국 콘텐츠에 멜로 붐을 일으킬 조짐도 보인다. 하긴, 한국에는 지금 멜로 감성이 필요할 때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사회와 정치, 국제 환경 뉴스가 삭막할 때이다.

오동진 1star@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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