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수원에는 옛 동화를 그림책 전시로 풀어내며 일상 속에서 특별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미술랭 맛집이 있다.
수원문화재단은 겨울방학을 맞아 기획전시 ‘유머의 맛, 서현 그림책’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서현 작가의 다양한 그림책을 각기 다른 ‘맛’으로 소개하며 초기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이어지는 비슷하면서도 변화해 온 작품 세계를 담아낸다.
잔잔한 유머에 주목해 온 서현 작가는 2009년 '눈물바다'로 첫 그림책을 선보였으며 총 7권의 그림책을 출간했다.
이번 전시는 2021년 이후 출간한 4권의 그림책을 집중 조명하며 작가의 머릿속을 함께 들여다본다.
먼저 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린이 전시답게 커다란 포토존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포토존을 지나면 에피타이저로 ‘호라이’와 ‘호라이호라이’가 등장한다. 달걀프라이에서 영감을 받은 두 권의 그림책은 달걀후라이 패턴으로 꾸며진 전시장 벽면에 전시돼 있다.
작고 약한 생명체를 주인공으로 상상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이 그림책들은 서현 작가 특유의 거대한 세계관을 보여준다.
그림책 뒤편에는 계란후라이 형상의 UFO와 달걀이 떠다니는 아트월이 자리한다. 이는 작가의 머릿속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공간으로 또 다른 포토존으로 작용한다.
이어지는 공간에는 ‘호라이호라이’ 속 장면들이 액자에 담겨 전시돼 있다. 별 모양 모빌과 검은색 벽면으로 구성된 이 공간은 그림책의 한 장면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에피타이저로 시각적 즐거움을 돋운 뒤에는 메인 요리 ‘호랭떡집’이 나온다.
‘호랭떡집’ 전시 공간에는 책 제목에 걸맞게 커다란 호랑이 조형물이 웃는 얼굴로 서 있다. 그림책 속 주요 장면과 메시지를 담은 ‘호랭떡집 속 지옥 5관문’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옛 동화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서현 작가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어우러지며 조화롭고 균형 잡힌 그림책으로 완성됐다.
반대편 공간에서는 디저트로 ‘풀벌레그림꿈’이 차려져 시각적 여운을 부드럽게 마무리한다.
작은 풀벌레에 주목한 서현 작가는 따뜻하면서도 오래 시선이 머무는 그림체로 자연과 인간의 세계를 잇는다.
공간 한켠에 마련된 풀벌레와 집 안 풍경을 담은 미니어처는 매일 사람이 되기를 꿈꾸는 풀벌레의 소망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그 옆으로 이어지는 동화책 속 장면들은 관람객을 무해한 풀벌레의 세계로 초대하며 이질적이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전한다.
또 다른 공간에는 캐릭터의 초기 스케치와 완성 과정이 놓여져 있어 서현 작가의 고민과 창작의 시간을 엿볼 수 있다.
‘유머의 맛’이라는 식사의 중간중간에는 곁들임으로 ‘호랭떡집 보드게임’과 ‘염라의 생일 떡케이크 꾸미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더해져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전시장 전체에는 반복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작은 존재들이 지닌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어우러지며 비로소 ‘서현’이라는 하나의 그림책이 완성된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부터 쫄깃하고 달콤한 맛, 그리고 향긋한 차 한 잔의 여운까지. 서현 그림책으로 구성된 이 코스 요리는 오는 3월 15일까지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맛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