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섭 안성시의원, “국공립도 힘든데 민간은 고사 직전”…보육정책 전면 재설계 촉구

2026.02.09 15:17:07

“500세대 기계적 설치 기준, 현장 외면한 탁상행정”
“성남시 수준 원장 인건비 80% 지원 결단해야”
“유보통합 맞춰 인가 방식부터 바꿔야…안성형 상생 보육 모델 필요”

 

안성시 보육 현장이 구조적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성시의회 최호섭 운영위원장은 “국공립 어린이집조차 정원을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민간·가정 어린이집은 이미 고사 직전”이라며, 안성시가 성남시 수준의 과감한 인건비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안성 보육 현장이 ‘공공성 강화’라는 정책적 구호 이면에서 구조적 모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이 본격화되는 전환기를 맞은 상황에서, 기존의 기계적인 국공립 확충 방식은 민간은 물론 국공립 시설까지 동반 경영난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 문제로 지목된 것은 ‘기계적 공급’이다. 현행법상 5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급격한 저출생으로 아동 수가 감소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일률적 기준은 공급 과잉을 초래하고, 기존 시설 간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만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국공립 운영자들조차 “500세대 기준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인근 어린이집과의 거리, 지역 내 아동 수를 고려해 최소 1000세대 이상으로 설치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공립조차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별도 지원이 부족한 민간·가정 어린이집은 원장이 급여를 포기하거나 4대 보험료를 체납하는 등 생존의 한계선에 내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위원장은 유보통합으로 관리 체계가 교육청으로 일원화되는 만큼, 어린이집 설치 인가 방식 역시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가 권한을 갖게 될 교육청은 단순히 아파트 세대수라는 숫자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해당 단지 인근의 기존 민간·가정 어린이집을 포함한 지역 전체 보육 수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으로 심의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즉, 신규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이유만으로 기계적으로 국공립을 신설할 것이 아니라, 지역 내 유휴 보육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상생 구조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심층적 지역 수급 분석’이 인가의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타 지자체 사례를 언급하며 안성시의 결단을 요구했다. 성남시는 현원 11인 이상의 민간·가정 어린이집 원장에게 인건비 총액의 80%를 시 예산으로 직접 보조하고 있으며, 수원시는 조례에 따라 원장에게 월 8만 원의 처우개선비를 지급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역시 구비 매칭을 통해 월 최대 19만 5000원의 수당을 지원하며 국공립과의 처우 격차를 줄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안성시 영유아 보육 조례 제21조에는 보육교직원 처우 개선을 위한 지원 근거가 이미 마련돼 있다”며 “경기도 2024년 추경에서 보육 인건비 예산은 증액된 반면 운영 지원 사업은 감액되는 등 현장과 엇박자를 내는 행정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남시와 같은 원장 인건비 80% 직접 지원 도입 ▲4대 보험 기관부담금 지원 ▲시설 개보수비 현실화 등을 구체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파트 단지 내 국공립 설치 문제는 입주민 선호도와 자산 가치 문제와 맞물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아파트 가격 논리에 밀려 지역의 소중한 보육 인프라인 민간 어린이집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지자체의 직무유기”라고 직격했다.

 

이어 “안성시가 외국인 아동 보육료를 선제적으로 지원하듯, 이제는 민간 보육의 주축인 원장들이 안심하고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안성형 상생 보육 모델’을 완성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호섭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간판이 무엇이든 안성의 모든 아이는 양질의 보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의회 차원에서 유보통합에 대비한 인가 심의 기준 개선과 민간 어린이집 경영난 해소를 위한 예산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정성우 기자 ]

정성우 기자 swju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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