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배 대신 덕담을” 설날, 복을 나른 사람들

2026.02.10 08:42:02

건보 인천경기본부, 설 맞이 소원을 담은 복주머니 사회공헌

 

설을 앞둔 지난 9일 오후, 수원 경동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평소보다 한 톤 높아졌다. 절을 준비하라는 안내도, 어른 앞에 줄을 서라는 말도 없었다. 대신 아이들 손에는 색색의 천과 작은 고리가 쥐어졌다.

 

이날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가 찾은 이곳에서는 ‘세배’가 아닌 ‘이야기’가 오갔다.

 

명절의 형식을 덜어내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맞이 사회공헌 활동이 펼쳐진 것이다.

 

행사의 시작은 ‘소원을 담는 시간’이었다. 입소 아동 30여 명은 봉사단원들과 나란히 앉아 ‘소원을 담은 복주머니’ 키링을 만들었다.

 

누군가는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적었고, 또 다른 아이는 “엄마처럼 따뜻한 어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꾹꾹 눌러 담았다.

 

잠시 뒤, 아이들 앞에 ‘설날의 복 배달부’가 등장했다.

윤정욱 본부장이었다. 그는 한 명 한 명의 복주머니를 들여다본 뒤, 그 안에 적힌 소원에 맞춰 덕담을 건넸다.

 

“이건 꼭 이뤄질 꿈이네”, “그럼 오늘부터 연습 시작해야겠지?”라는 말에 아이들은 쑥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준비된 선물 꾸러미 역시 남달랐다.

 

행사에 쓰인 재원은 모두 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자발적으로 모은 사회공헌기금으로 마련됐다.

 

‘지원’보다는 ‘함께 준비한 명절’에 가깝다는 설명이 어울리는 이유다. 행사의 끝은 전래동화 막대 인형극이었다.

 

아이들은 무대 앞으로 바짝 다가가 인형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문화 체험 기회가 많지 않았던 아이들에게는 그 자체로 설 선물 같은 시간이 됐다.

 

윤 본부장은 “아이들이 명절을 외롭지 않게 보내고, 자신의 꿈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랐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아동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나눔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동원에 남은 것은 복주머니 키링과 간식 상자만이 아니었다.

 

‘명절은 꼭 어른을 위한 시간이 아니어도 된다’는, 작지만 오래 남을 기억이 함께 놓여 있었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

김태호 기자 th124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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