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경 없는 미술실 / 아이보리얀 신경아 / 출판사 차츰 / 272쪽
"우리 학교가 어떤 곳인지는 알고 오셨죠?"
교감 선생님의 첫마디였다.
"예? 아... 잘 모르고 왔습니다."
질문의 의미를 몰라 나는 머뭇거렸다.
"우리는 다문화 학교예요. 다문화 학생이 전교생의 90퍼센트 가까이 돼요."
"네?" ('국경 없는 미술실' 전문)
전교생의 90% 가까이가 이주 배경 청소년인 학교에서 모두가 환영하는 수업이 열리는 교실이 있다.
신경아 미술 교사는 전국에서 외국인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국경 없는 마을' 안산의 한 중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입학식 첫날부터 보기 좋게 빗나간 교실의 모습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다문화'의 범주가 협소함을 체감하게 했다.
외국어 이름에 다른 국적을 가진 아이들은 '모국의 얼굴'로 그를 바라봤고, 영어가 유창할 것 같던 아이는 한국어가 유창했다.
아이들이 다함께 말을 시작하자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로 교실은 가득 찼고, 생김새와 언어만으로 나라를 짐작하는 일은 무의미했다.
이번 신간 '국경 없는 미술실'은 국공립 교사이자 화가, 그림책 작가인 신경아 교사가 다문화 중학교에 부임하며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룬다.
아이들과 제대로 소통하려 애쓴 한 교사의 노력, 언어 없이 '예술'로 이야기하며 서로를 알아간 시간이 응축돼 '다르다'는 편견에서 벗어난 교육자의 다정한 시선이 담겨 있다.
누구나 경계는 있다고, 눈앞에 선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지 않으면 세계는 넓어질 수 없다고 고백하는 작가의 말은 사회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책 제목은 신 교사가 '예술'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아이들에게 질문하고 그 이야기를 스스로 기록하도록 도운 미술 수업의 이름과도 같다.
언어도 국경도 중요하지 않은 그들의 수업은 새로운 형태의 공교육을 제시하고 작은 희망의 불씨를 지핀다.
이번 책은 이주 배경 청소년 비율이 나날히 증가하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사회적 감각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공론화 해야 할 사회의 단면을 조명한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