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못 지킬 약속 또?”…학동산단 40억 환수금 ‘공수표’ 논란

2026.04.09 15:59:59 1면

기반시설 미이행 이어 공공기여금까지 주민 설득 도구 활용 의혹

 

광주시 학동산업단지 시행사가 개발 조건으로 주민들과 약속한 지역 기반시설 설치를 이행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본지 2026년 4월 7일자 1면 보도) 이번에는 광주시에 납부해야 할 공공기여금을 마치 마을 숙원 사업비로 쓸 수 있는 것처럼 주민들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9일 광주시 학동3리 주민들에 따르면 올초 학동지구 지구단위계획 사업 시행사인 ㈜진우아이앤피 등은 지역 주민 대표에게 준공후 설치해주기로 했던 도시가스 인입, 고속도로 연결도로 개설 등 마을 기반시설 대신에 광주시에 지급할 예정인 약 40억 원의 이익 환수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2조에 따르면 공공기여금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공공시설 설치 또는 비용 부담을 위해 산정되는 것으로, 사용처가 계획과 협약에 따라 엄격히 제한된다.

 

실제 지난달 학동리 주민들은 광주시를 방문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광주시는 ‘사적 계약’을 이유로 선을 긋고 있다.

 

사업자가 시에 제공하는 ‘이익 환수금’은 공공기여 방식으로 활용되거나 별도 기금으로 관리되는 공적 자금인 '공공기여금'이기 때문에 특정 마을에 한정해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광주시 입장이다.

 

임세진 광주시 도시계획국장은 “사업자와 주민 간의 협약은 제3자인 시가 강제할 수 없는 행정적 한계가 있다”며 “다만 사업자 측에 원만한 협의를 요청하고 약속 이행 촉구 공문을 발송하는 등 중재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동리 주민들은 광주시가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행사가 당초 약속했던 기반시설 조성을 차일피일 미루는 가운데 최근 ‘공수표’ 논란까지 일자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김모(61) 씨는 “사업 인허가권은 광주시가 행사하면서 그 과정에서 맺어진 시행사와 주민 약속에는 책임이 없다면서 모른 척하는 것은 전형적인 복지부동 행정”이라며 “광주시가 수수방관하는 바람에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행사가 법적 용도가 정해진 공공기여금을 특정 목적에 맞춰 사용하겠다고 유도했을 경우 위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희성 변호사는 “지구단위계획 승인 과정에서 주민 협약 이행 여부를 실제로 검증하거나 인허가 조건으로 반영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시행사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진우아이앤피 측 관계자는 “광주시에 지급하는 환수금이 학동3리 지역에 우선 사용될 수 있도록 광주시 담당자와 협의하겠다는 취지를 주민들에게 전달했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사업 추진을 위해 적법한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업을 하지 않고 ‘먹튀’를 한다는 허위 사실이 퍼지고 있어 난감하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

김태호 th124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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