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수원 팔달산 ‘토막 시신’사건(본보 12월5·8·9·10·11·12·13·15·16일 1·19면·인터넷판 등)의 피의자 박춘봉(55·중국 국적)의 범행 동기는 피해자 김모(48·중국 국적)가 최근 한달여간 자신을 만나주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에 앙심을 품은 박씨가 휴가를 내고 김씨를 만나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16일 박씨의 범행동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4월부터 동거한 김씨가 지난달 초 짐을 싸서 나간 뒤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앙심을 품어 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행적조사에서는 지난달 25일 자신이 일하던 공사장 작업반장에게 “내일 하루 휴가를 내겠다”고 말한 뒤 퇴근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후 박씨가 지난 26일 오후 1시30분쯤 김씨가 근무하는 서수원의 한 대형마트에 찾아가 반강제로 데리고 나온 뒤 오후 2시쯤 매교동 집으로 함께 들어가 김씨를 목졸라 죽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현재 경찰은 박씨가 살인을 계획해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경찰조사에서 박씨가 범행 3일전인 지난달 23일 집 주변 부동산에 월세방을 문의한 사실도 드러나 범행 전체를 미리 계획, 완전범죄를 저지르고자 했던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박씨가 지난달 10일 매교동 방 계약이 만료돼 그 이전인 10월 말부터 부동산 사무실을 찾아가 방을 구한다며 연락처를 남기고 온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 뒤 부동산 중개인과 통화는 10월 31일, 지난달 22·24일 이뤄졌는데 박씨가 전화를 건 적은 없어 적극적으로 방을 구하려 했다거나 범죄 계획과 연관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범행 직전 방을 알아보러 부동산 사무실을 방문한 사실이 있었던 만큼 범행과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는 조사해 볼 예정”이라며 “현재 유리한 점은 진술해도 불리한 것은 진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씨가 매교동 전 주거지와 교동 반지하방 두 군데에서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뒤 지난달 29일에 또 다른 집을 구하려한 사실도 나타났다.
한편 경찰은 이날 기동대 등 2개 중대 180여명을 투입, 김씨의 나머지 시신을 찾기 위해 수원천변 일대를 수색했으며 현장검증은 17일 수원 매교동 전 주거지 등 5곳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