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함께 하는 오늘]뿔

2020.03.24 19:48:00 16면

 

 

 



                              /박방희

내 몸에 뿔이 있다면

그건 가장 단단한 몸일 터

그러고 보니

가끔 단단해지는 게 있네

그게 뿔이라면 뿔

더러 뿔내고 진짜 뿔이 되다가

이내 순해지며 착해진다

제 안에 말랑말랑한 뿔을 감추고

신사의 나라에서는

그저 오줌이나 눈다

 

 

■ 박방희 1946년 경북 성주 출생. 1985년부터 무크지 《일꾼의 땅》 《민의》 《실천문학》 등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동시, 동화, 소설, 수필, 시조를 쓰고 있다. 방정환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금복문화상, 유심작품상 등을 수상했고, 시집 『나무 다비』, 『사람 꽃』 시조집 『꽃에 집중하다』 동시집 『판다와 사자』 등 27권의 저서가 있다. 현재 대구문협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박방희 webmaster@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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