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조명아래 무대와 전시장을 수놓는 배우, 작가들이 있다면 무대 뒤에는 이들을 빛내주기 위해 고생하는 조력자가 있다. 본보는 ‘백스테이지’라는 제목으로 묵묵히 일하는 무대 뒤 숨은 일꾼들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새 기획을 마련했다. 무대와 전시장의 주인공이 아닌 무대 뒤 숨은 일꾼들의 진짜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마치 언제 꺼내 써도 잘 드는 칼처럼 무대에서 늘 준비된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싶습니다.”
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김보미 감독은 무대 조명에 대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잘 나타낼 수 있는 분야”라고 소개했다.
김보미 감독은 “연기자는 아니지만 배우의 움직임에 따라 무대조명을 실시간으로 같이 진행하기 때문에 공연에 함께 참여한다는 느낌과 두근거림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어 “조명은 빛으로 생각이나 감정 등 관객이 어떤 부분을 집중해서 볼 수 있도록 돕고,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잘 나타낼 수 있다”라고 무대조명이 지닌 매력을 설명했다.

▲어느덧 16년차 경력 “어려운 순간도 있었으나 성장한 기회”
지난해 경기아트센터에 입사한 김보미 감독은 올해로 16년차 경력을 지닌 베테랑이다.
고등학생 시절 연극동아리에서 출전한 전국대회를 계기로 극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이자 프로의 공간을 경험한 김 감독은 조명디자인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이라고 느꼈다.
그는 ‘정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무대조명에 발을 들였다.
특히 김 감독은 “무대조명 일은 혼자 작업하는 것이 아닌 함께 협력해서 무대를 완성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성장뿐 아니라 인간성도 성숙해진 것 같다”고 고백했다.

김보미 감독은 음향, 무대, 의상 등 여러 분야 중에서 조명 디자인이 가장 시간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물론 지금은 시뮬레이션도 가능하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오로지 무대에서만 완성할 수 있기에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아야 스케줄을 맞출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다양한 실전 경험을 가진 김보미 감독은 입사 후 경기아트센터 기획공연 ‘토요상설공연’을 진행했다.
‘토요상설공연’은 2019년 3~4월에 이어 8~10월까지 경기도립무용단이 태평무, 아박무, 진도북춤, 연정가, 검무 등을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김보미 감독은 “보통 극장 감독은 관리자 역할을 하는데 경기아트센터는 자체 기획공연이 많다. 작년에 ‘토요상설공연’을 맡아서 했는데 스스로 욕심을 가지고 애썼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무대 조명 대중적으로 알리고 싶은 꿈 “후배들 위해 나부터 노력할 것”
‘조명은 피·땀·눈물이 담긴 창작물’이라고 소개한 김보미 감독은 “스태프로서 내가 하는 일을 대중적으로 알리고 싶다. 솔직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먼저 길을 걸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생각보다 많은 희생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분명 재미있고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며 “더욱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내가 있는 자리에서부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보미 감독은 “무대 위 든든한 조력자로 불리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