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청약 잡아라" 전세대란에 '비거주 전입신고' 문의 꼼수

2020.09.11 06:00:21 5면

전세난 현실 속 원룸·고시원 '위장전입' 문의 급증

 

내년 하반기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을 앞두고 전세 물량 부족으로 ‘전세대란’이 일어나는 한편, 거주하지 않고 전입신고할 수 있는 고시원과 원룸을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하남 교산신도시가 들어서는 하남시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1~8월 13.27%까지 급등했다. 지난해 하남시 전셋값 상승률은 1.41%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지하철 8호선 미사역 개통과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에 힘입어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또다른 3기 신도시 지역인 남양주시와 고양시는 모두 지난해 전셋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아파트 전셋가격이 각각 5.82%, 6.17% 올랐다. 이밖에도 부천시는 2.27%, 인천 계양구는 4.65% 상승했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돼 ‘로또 분양’으로 불리는 3기 신도시 인근 지역 전세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해당 거주기간이 2년을 넘으면 청약 우선공급 대상(당해 1순위) 자격을 가질 수 있어, 이를 맞추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전세난은 현실이 됐다.

 

하남시 풍산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하남시)어디나 그렇겠지만 전세는 매물이 안 나온다”며 “신도시 청약을 위해 전세를 찾는 사람들은 꾸준히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B공인중개사는 “전세매물은 거의 나오지 않고, 올해 초에 3기 신도시 때문에 전세를 찾다가 요즘은 좀 뜸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양시‧하남시‧남양주시 등을 중심으로 거주하지 않고도 전입신고 가능한 ‘위장전입’용 원룸이나 고시원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고시원 등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양주 비거주 전입 고시원 구합니다’, ‘고양시 전체 1-2년 비거주 전입신고 가능 구해요’ 등의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올해 하남시 비거주 전입신고 가능한 방을 찾는 게시글이 22건, 고양시에서 비거주 전입이 가능한 방을 찾는 게시글은 36건이 게재됐다. 이들은 우편물을 다 받아줄 수 있는지, 고시원인 게 티는 나지 않는지 묻기도 했다.

 

취재진이 부천시 한 고시원에 전화해보니 “비거주하셔도 월세는 다 내셔야 한다”면서 “직접 와보면 고시원인 줄 알아도 주소에는 티가 안 나게 해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거주 전입신고가 가능하다고 밝힌 서울의 한 고시원은 “6개월에 20만원”이라고 가격을 제시하며 “주소만 봤을 때 고시원인 줄 모르게 ‘원룸텔’로 올라간다”고 귀띔했다.

 

다만 지난달 말 정부의 부동산시장 점검을 통해 청약 당첨을 위해 고시원에 위장전입한 사례가 발각되며 최근에는 전체적으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관찰되기도 했다.

 

부천시의 한 고시원 관계자는 “요즘 난리가 나고 시끄러워서 청약 목적으로는 안 해 드린다”고 거절하는가 하면, 남양주시의 한 임대사업자도 “단기면 되는데 청약 목적이면 어렵다”며 전화를 끊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청약 확률을 높이기 위해 주소를 옮기는 등 위장전입 문제는 늘 있어왔는데, 여유가 없는 젊은이들은 고시원으로 몰리는 것"이라며 "바람직하진 않은 상황이지만 감독으로 해결하기보다는 현재의 순위제 대신 추첨제를 택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편지수 기자 pjs@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