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폭격’…글로벌 통상 질서 격변기 맞나

2025.04.03 06:00:00 4면

현지시간 2일 오후 4시 백악관서 직접 발표
관세 즉각 시행...20% 단일관세‧개별관세 거론
수출 중심 한국 경제, 리더십 공백 속 '비상'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겨냥한 관세 정책을 전면 시행하면서 글로벌 무역 질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후 4시(현지시간·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공식 발표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갔다. 이로써 미국은 기존의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관세에 이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체제를 가동한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비상사태를 맞았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에 대한 고율 관세 조치가 시행되면서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더군다나 현재 한국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 리더십 공백 속에서 새로운 통상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 미국의 ‘상호관세’ 선언, 글로벌 무역전쟁 본격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는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에 상응하는 만큼 미국도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개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상대국보다 더) 잘 대해줄 것”이라면서도 “그들이 우리에게 관세를 매기면 우리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20%의 단일 관세율을 부과하는 방안과 국가별 개별 관세율 적용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관세율 부과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보편관세’ 공약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와 관련해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10년간 관세를 통해 6조 달러(약 8850조 원)의 수입을 올릴 것”이라며 “이 재원은 중산층을 위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세 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 경제의 ‘비상등’…자동차·철강·반도체 직격탄

 

한국은 미국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뿐 아니라 철강·알루미늄, 반도체 등에도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3일 0시 1분(한국시간 3일 13시 1분)부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도 25%의 관세가 적용된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지난해 557억 달러(약 82조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점을 문제 삼아 한국을 ‘주요 관세 타깃’으로 지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관세율이 “미국의 4배”라고 주장했지만,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사실상 대미 관세가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한국의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온라인 플랫폼법 추진 등을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 캐나다·멕시코 관세 유예 종료…EU·중국과 정면 충돌

 

이번 관세 조치는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가입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은 USMCA 적용 상품에 한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유예해왔으나, 이 조치가 2일 종료됐다. 이에 따라 두 나라 역시 새로운 관세 부담을 안게 되며, 유예 연장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유럽연합(EU), 중국, 캐나다 등은 이미 미국의 관세 조치에 맞서 보복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1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 바 있으며, 유럽연합 역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를 준비 중이다.

 

 

◇ 한국, 긴급 대책 마련…미국과 협상 가능할까

 

한국 정부는 미국의 관세 폭격에 대응하기 위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1일 4대 그룹 총수를 소집해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미국 측과 전방위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발표 이후에도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협상에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다면 가능하다”며 후속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상호관세의 과도한 피해를 방지하고, 무역 경쟁국보다 불리한 조건을 피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온다.

 

◇ 글로벌 무역 전쟁의 향방은?

 

미국의 이번 조치는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정책이 지속될 경우 각국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면서 전 세계 무역환경이 더욱 보호주의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상호 관세 적용을 완화하는 동시에, 다자간 협력을 강화해 국제 통상 질서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향후 미국과의 통상 협상 결과가 한국 경제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moon@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