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인천 섬은 수온이 상승하고 푸른빛을 더해간다. 섬 사람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산으로 향한다. 산에서 나는 소고기로 알려진 고사리를 만나기 위해서다.
고사리는 인천 섬 어디든지 자라고 있지만 특히 이작도와 소야도의 고사리는 남다른 맛과 향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국립산림과학원 자료에 의하면 고사리는 다년생식물로 햇빛이 잘 드는 양지를 좋아한다. 우리나라에는 32과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에 식용으로 이용되는 것은 고사리(Pteridium aquilinum var. latiusculum)와 고비(Osmunda japonica) 두 종류다.
고사리라는 이름은 ‘고래 사리’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봄철 새싹이 돋아날 때 그 모양이 고래수염과 닮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해외에서는 고사리에 독성 물질과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먹지 않는 편이다.
고사리 중에서 식용으로 하는 고사리는 땅에서 막 돋아나는 새순으로, 손가락 끝 정도 크기에서 세 갈래로 나뉘며 주먹처럼 둥글게 말린 연한 부분을 따서 나물로 만든다.
예로부터 고사리는 명절이나 제사 때 빠지지 않는 나물 중 하나였다.
비빔밥이나 육개장, 각종 나물 반찬 등 우리 전통 요리에 널리 쓰이는 식재료다. 옛날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고사리 뿌리에서 전분을 뽑아 구황작물로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또 최근에는 고사리의 성분 중 아미노산류인 아스파라긴과 글루탐산,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아스트라갈린 등 특수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으며, 비타민 B1·B2·C와 섬유질 등이 많이 포함돼 영양가가 높은 우수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맘때 이작도나 소야도에 사시는 마을 어르신들은 산에서 고사리를 하나하나 채취한다.
채취한 고사리를 삶아낸 후 물에 우린 후에 말려서 마른 고사리로 저장했다가 다시 물에 불린 후 요리한다. 고사리의 독성은 이와 같은 과정에서 완전히 없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작도나 소야도에서 나오는 고사리는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씹을수록 고소하고 향이 진하다.
고사리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에 좋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마른 고사리를 소포장 단위로 판매하는데 입소문이 자자해 공급이 부족한 편이며, 봄철 용돈으로 쏠쏠하다고 한다.

고사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중국산이 대량으로 수입되자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부터 고사리 재배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작도에서는 고사리를 밭에서 재배한다. 산비탈을 오르며 고사리가 파랗게 자라는 풍경은 섬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고사리는 명절 차례상 혹은 제사 음식 나물, 비빔밥, 육개장, 나물 무침 등 산나물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다.
인천 섬에도 고사리 재배면적을 확대해 주민들의 소득사업으로 확대하면 어떨까.
글 : 김용구 박사(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인천시 섬발전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