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의회가 군포시의 민간위탁 행정 전반에 대해 강한 질책을 쏟아냈다.

지난 5일 열린 제282회 정례회 행정복지위원회 회의에서는 ‘그림책꿈마루 관리·운영 사무의 민간위탁 수정 동의안’이 시의회 의결을 무시한 채 부적절하게 추진됐다는 이유로 만장일치로 부결됐다.

문제의 핵심은 시가 당초 시의회의 동의를 받아 2년으로 확정한 민간위탁 기간을, 실제 협약 체결 시 임의로 3년으로 늘려 체결한 점이다. 이번 수정 동의안은 그간의 절차적 오류를 시정하기 위해 시가 제출한 것이지만, 오히려 시의회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우천 의원은 “의회의 동의를 받아놓고 이를 무시한 채 3년으로 협약을 체결한 뒤, 문제가 되자 뒤늦게 동의안을 수정하려는 것은 명백한 행정 실책”이라며 “오류에 대한 자성 없이 의회에 문제 해결을 떠넘기는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위탁 기간을 연장하려 했다면, 최소한 1년 연장에 대한 동의안을 새로 제출했어야 했다”며 “이런 절차 생략은 결국 의회를 무시하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군포시는 지난 2023년 2월 제266회 임시회에서 그림책꿈마루 민간위탁에 대해 ‘2년’으로 동의받았으나, 같은 해 5월 민간사업자 모집 시 공고문에 ‘3년’ 위탁기간을 명시했고, 이후 협약까지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혜승 의원도 “경기도 감사에서 해당 사안이 지적된 이후 10개월이 지나도록 시는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해당 위탁업체와의 협의는 물론, 의회와의 소통도 전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선 업체와 협의한 뒤, 다시 의회에 투명하게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신금자 의원 역시 “당초 동의안대로라면 계약은 오는 6월 30일 만료인데, 이제 와서 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질타했다.

이훈미 위원장은 “제9대 시의회 개원 이후 민간위탁과 관련된 행정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이번 사안도 절차의 성실성이 결여된 전형적인 사례로, 민간위탁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한 임박 동의안의 졸속 처리, 규정과 절차 미준수 등의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행정의 신뢰 회복과 도시 이미지 유지를 위해 동일한 실수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행정복지위원회 소속 위원 4명 전원이 해당 안건에 대해 반대 표결해 수정 동의안은 최종 부결됐다.

김귀근 의장도 “의회의 동의를 받은 지 불과 3개월 만에 1년 연장된 협약을 체결한 행정의 독단성은 이해할 수 없다”며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 역시 유감스럽다. 시는 행정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철저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군포시의회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민간위탁 사업 전반에 대한 제도적 정비와 관리 감독 강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신소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