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첫 시정 연설…국힘에 “어려운 자리 함께해줘 감사”

2025.06.26 12:19:09

30.5조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취약차주 113만 명 장기연체채권 소각 등
“정부 가장 큰 책임은 국민 삶 지키기”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경제는 타이밍”이라며 30조 5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 신속 집행을 위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연설 중간중간 야당인 국민의힘을 언급하고, 추경에 있어서도 필요한 예산이 있다면 언제든 의견을 달라는 등 정파를 떠난 ‘열린 태도’를 보이며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본회의장에 착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켜 이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며 큰 박수를 보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대조되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 대통령은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은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자본시장 정상화와 AI·반도체 등 첨단 기술의 대대적 투자, RE100 대응 등을 강조했다.

 

이어 “외교에는 색깔이 없다.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 국익이냐, 아니냐가 유일한 선택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감사하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바라보고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응이 없는데 이러면 (제가) 쑥스럽다”면서도 한 톤 높아진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대통령 혼자, 또는 특정 소수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소한의 합의를 꼭 지켜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전 정부를 겨냥해 “경제 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추경안의 구체적 항목을 조목조목 설명한 뒤 “정부가 추경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주저하지 말고 의견을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을 향해 “필요 예산 항목이나 삭감에 주력하겠지만 추가할 게 있다면 언제든지 의견을 내주길 부탁드린다”며 연설문에 없던 발언을 추가해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칠 때까지 민주당 의원들은 총 10차례의 박수를 보내며 응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연설을 듣기만 했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치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에 국회가 적극 협력해 주시길 부탁드리면서,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 어려운 자리 함께 해주신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정연설을 끝마친 이 대통령은 퇴장하며 의원들을 향해 몸을 숙여 인사한 뒤 곧장 국민의힘 의원들 좌석으로 내려가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비상계엄과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내며 이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권성동 의원과도 이 대통령은 악수를 나눴고,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됐던 나경원, 윤상현, 추경호 의원 등과도 덕담을 나누며 환한 미소로 악수했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던 이 대통령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박찬대 의원과 셋이 손을 포개 한 번에 악수하며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해석 자체를 사전 차단했다.

 

한편 이날 시정연설을 통해 이 대통령은 ▲전 국민 1인당 15만 원에서 최대 50만 원까지 가능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13조 원 편성 ▲철도·도로·항만 등 집행가능한 SOC 조기 투자 ▲AI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 확대 ▲취약차주 113만 명 장기연체채권 소각 등을 추진하기 위한 신속한 추경 집행을 당부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김한별 기자 hbkim@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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