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특검팀이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불특정 제3자'의 내란 방조 혐의와 관련해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4일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제3자의 내란 방조 혐의와 관련해 노 전 사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특정 시기에 특정 인물과 통화가 자주 이뤄졌다면 해당 인물이 (내란 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며 "다만 통상 이 같은 은밀한 행위는 '대포폰(차명 휴대전화)'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통화 대상자가 누구인지는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계엄 관련 모의가 진행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시기에 노 전 사령관과 자주 통화한 인물이 있다면, 해당 인물에게 노 전 사령관의 내란 가담 행위에 대한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박 특검보는 "제3자의 내란 방조 혐의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기보다는 노 전 사령관과 '라포르(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확장성이 있는 사건이 필요해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사령관이 현재까지 모든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했고, 변호인 측도 외환 관련 조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노상원 수첩' 작성 경위 등 외환 의혹 관련 진술을 받아내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동시에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을 상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의혹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인 신분으로 계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 전 사령관은 앞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이후 특검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특검이 1심 구속 만기를 앞두고 법원에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함에 따라 현재 노 전 사령관은 추가 구속된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도 구속 후 첫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불법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한 혐의 및 경찰과 소방에 언론사 단전 단수를 지시했다는 등 내란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헌법재판소에서 언론사 단전 단수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등 허위 증언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회동' 의혹 관련 조사도 진행되느냐는 질의에는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해당 의혹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서 영장 청구 전에 조사를 안 했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어느 정도 조사가 진행됐지만 범죄사실을 구성할만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누구를 언제 소환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안규용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