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 속 외식 부담이 커지면서, 집에서 특별한 한 끼를 즐기려는 수요가 간편식 시장을 흔들고 있다. 단순히 ‘때우는 음식’이 아닌, 맛집·호텔·카페와 손잡은 프리미엄 간편식이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최근 서울 왕십리 맛집 ‘악어떡볶이’와 손잡고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출시했다. 매운맛과 쫄깃한 식감을 그대로 살린 해당 제품은 출시 직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게에 직접 가지 않아도 맛집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롯데호텔은 3년간 개발한 김치찌개 레시피를 간편식으로 선보였다. 호텔 셰프가 직접 참여해 시식과 피드백을 거쳐 맛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집밥이면서도 ‘호텔 미식’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상품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유명 맛집, 호텔 등과 협업한 프리미엄 간편식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외식의 대체 수요’와 연결 짓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7%로 연중 최저 수준이었지만, 먹거리 물가는 농축수산물 4.8%, 가공식품 4.2%, 외식 3.1% 오르는 등 체감 부담이 컸다.
고물가 장기화로 외식 부담은 커졌지만, 소비자들의 ‘맛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는 점이 간편식 시장을 자극했다. 물가가 오를수록 협업 간편식이 합리적으로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한다는 매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간편식은 롯데호텔 사례와 같이 단순히 조리 시간을 줄여주는 편의성을 넘어, 브랜드·스토리·퀄리티를 소비하는 상품으로 진화했다.
유명 맛집이나 호텔과의 협업은 소비자에게 “집에서 즐기는 특별한 경험”이라는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은 일반 간편식보다 다소 높아도 충분히 수용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합리적 소비와 작은 사치(스몰 럭셔리) 트렌드와도 맞물려 협업 간편식의 인기를 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가격만이 아니라 ‘경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앞으로 간편식은 맛집·호텔·카페와의 협업 등으로 ‘집밥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