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가을을 맞아 판소리와 마당극으로 구성된 특별 공연을 선보인다.
자연 속에서 전통문화를 즐기며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이번 공연은 다산정원과 정약용 유적지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무대는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공연 ‘광복열전’이다. 실용과 민본을 중시한 실학사상이 독립운동의 정신적 토대가 됐음을 조명하는 이번 공연은 창작판소리 입체창 ‘안중근’으로 시작된다.
안중근 의사의 자서전 '안응칠 역사'를 바탕으로 창작된 이 작품은 임진택 명창이 이끌고 젊은 소리꾼들이 배역을 나눠 소리하는 입체창 형식으로 오는 20일 오후 2시 30분 다산정원에서 열린다.
하얼빈 의거 과정을 영화처럼 생생하게 담아내며 전통 판소리의 미학과 현대적 연출을 결합했다.
이어 오는 21일에는 창작판소리 ‘백범 김구’가 무대에 오른다. '백범일지'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임진택 명창과 왕기철·왕기석 형제 명창이 참여해 3시간 동안 완창으로 펼쳐낸다.
어린 시절부터 임시정부 활동, 광복의 감격과 분단의 아픔까지 김구 선생의 생애를 3부작으로 담아냈다. 국내외 100여 회 이상의 초청공연을 통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아울러 9월 27일과 28일에는 마당극 ‘정약용 선생님과의 하루’가 오후 2시 30분부터 실학박물관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관객은 유적지를 오가며 역사적 장소에 맞춰 공연을 관람하는 이동형 교육극을 경험할 수 있다.
정약용의 애민정신과 실학사상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이 작품은 20년 넘게 사랑받아온 ‘장소특정적 연극’의 대표 사례다. 올해는 ‘경기도 문화의 날’ 예술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한층 풍성한 구성으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예술총감독은 임진택 명창으로 모든 작품의 집필과 작창을 총괄하며 직접 무대에도 오른다.
그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전통예술 공연이 세대를 잇는 문화 향유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광복 80주년의 가을 관객과 함께 역사와 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모든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자세한 사항은 실학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실학박물관 기획운영팀 또는 민족예술창작원-마당판으로 가능하다.
김필국 실학박물관 관장은 “이번 공연은 단순한 예술 행사가 아니라 실학이라는 우리의 사상적 자산을 체험하고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라며 “실학자들과 독립운동가들이 남긴 실용과 민본의 정신이 오늘날에도 살아 있음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