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올 3분기에도 나란히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금리 하락과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 환율 상승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증권수탁·투자금융 등 비이자 부문에서 수익을 늘린 덕분이다. 다만 10·15 대책 이후 대출 자산 확대가 사실상 막히면서 4분기부터 실적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각사 경영실적발표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7% 증가한 1조 4235억 원이다. 하나금융은 1조 1324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1조 원대 실적은 유지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두 금융지주 모두 역대 최대다. 신한금융은 4조 4609억 원, 하나금융은 3조 4334억 원을 올리며 최고치를 다시 썼다.
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자이익만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2조 9476억 원(3.2%↑), 하나금융은 2조 2912억 원(4.3%↑)으로 모두 증가했다. 조달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자이익 감소 충격을 최소화한 덕분이다. 다만 이 같은 흐름에는 6·27과 9·7 대책 이전에 신청된 대출이 3분기에 집행되며 규제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곁들여졌다.
실적 선방의 가장 큰 공은 비이자이익이었다. 신한금융의 3분기 수수료이익은 7681억 원, 하나금융은 5700억 원으로 각각 11.2%, 10.7% 증가했다. 증시 활황으로 증권수탁 수수료가 늘어난 가운데 투자금융, 신탁, 방카슈랑스 등 전반적인 비대출 분야가 고르게 성장했다. 환율 상승으로 환차손 부담이 있었음에도 비이자이익이 오히려 증가한 배경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돋보인다. 신한투자증권 순이익은 3594억 원으로 88.7%나 급증했고, 글로벌 부문도 30.5% 늘었다. 하나금융도 개선세는 있었지만 증가폭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4분기부터 진짜 어려움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0·15 대책 등 규제가 한층 강화되며 가계대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를 이미 넘겼고, 하나은행 역시 대부분 달성한 상태다. 추가로 대출을 늘릴 여지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는 금리가 장기적으로 0.5%포인트 이상 더 하락할 수 있어 이자이익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은행업보다는 자본시장 쪽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금융지주들은 주주환원 확대 기조는 유지한다. 하나금융은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하고 3분기 배당도 직전 분기(913원)보다 오른 주당 920원으로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7월에 발표한 8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되면 배당 확대도 검토할 방침이다.
[ 경기신문 = 공혜린 수습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