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사무처 직원의 사망으로까지 이어진 지방의회 국외출장비 의혹 수사가 종착점을 향하고 있다.
안산·안양 등 도내 지방의회가 무더기로 수사 선상에 오른 뒤 ‘관행’으로 포장돼 온 출장비 처리 과정에 지방의원들의 관여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8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수사 의뢰된 도내 19개 지방의회 중 경기도의회와 수원·안산·화성·광주시의회 등 5곳에 대해 막바지 수사가 진행됐다.
나머지 14곳 중 혐의가 인정된 9곳은 이미 검찰에 송치되고 소명이 이뤄진 5곳은 불입건 종결됐다.
수사는 지방의회 국외출장 과정에서 항공료를 부풀려 청구하거나, 여비 부족분을 의원이 대신 부담하는 방식으로 불법 자금이 오갔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수사 대상에는 안산·안양·수원 등 주요 기초의회가 포함되면서 지역사회 전반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왔다.
특히 수사가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경기도의회 소속 7급 공무원 A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던 중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이후 도의회에는 동료 공무원들의 근조 화환이 이어졌고, 공무원 노조는 “실무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해준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죽음은 개인 비극이 아니라 지방의회 구조의 문제”라며 “윗선의 지시나 묵인 없이 항공료 부풀리기가 가능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 비위가 아닌 구조적 타살”이라며 재발 우려를 제기했다.
경찰 수사의 핵심 쟁점은 국외출장 당사자인 지방의원들의 개입 여부다. 경찰은 항공료를 부풀려 차액을 챙긴 ‘과다 청구’와, 이 과정에서 공무원 여비를 의원이 대신 납부한 ‘불법 기부행위’ 혐의를 두 갈래로 나눠 수사를 진행해 왔다.
앞서 수사가 마무리된 안양시의회의 경우, 시의원 6명이 항공료 과다 청구 과정에 직접 관여하거나 이를 인지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들은 사기 및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 등으로 입건돼 검찰에 송치됐다.
반면 안산시의회 등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일부 의회에서는 의원 개입을 입증할 직접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의회의 경우도 경찰은 도의원들이 항공료 과다 청구를 사전에 알았거나 지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명확한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와 실무진 다수가 “업계 관행에 따라 처리했을 뿐, 의원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도의원 중 입건자는 없다.
경찰 관계자는 “과다 청구 혐의를 적용하려면 의원들이 이를 인지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현 단계에서는 이를 입증할 정황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은 변수는 ‘불법 기부행위’ 적용 여부다. 경찰은 의원이 공무원 여비를 대신 부담한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기부행위에 해당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대검찰청에 유권 해석과 법리 검토를 의뢰한 상태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지방의원이 선거구민 또는 이와 연고가 있는 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상급 기관의 법률적 판단이 내려지는 대로 경찰은 추가 입건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