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스토킹 살해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 보호 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현장에서는 가해자의 신체를 직접 제한하는 수준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8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경기북부 지역에서 검거된 스토킹 범죄는 2000 건을 넘었다.
그러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3의2호)이나 유치장·구치소 유치(4호)와 같은 고강도 잠정조치가 신청된 비율은 10% 수준에 머물렀다. 실제 신청 건수도 3의2호 30건, 4호 196건에 그쳤다.
문제는 신청 자체가 적을 뿐 아니라 법원의 인용률 역시 낮아 같은 기간 3의2호는 30건 중 9건, 4호는 196건 중 67건만 처리돼, 강한 보호조치가 이뤄지기에는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이런 문제로 스토킹 살해 피의자 A씨는 접근금지 등 비교적 낮은 단계의 잠정조치만 적용됐다.
가해자의 신체가 직접 통제되지 않았고, 피해자의 차량에서 위치추적 장치가 발견되는 등 위험 신호에도 추가적인 강제 조치로 이어지지 못했다.
경찰들은 제도와 현실 사이의 문제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직접 마주하며 위험성을 체감하더라도 이를 법적 기준에 맞춰 입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인 범죄 행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 구속영장이나 고강도 잠정조치가 이뤄지기 어렵고, 사전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 이후 내부적으로는 보다 적극적인 조치 신청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법원이 이를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다.
제도가 존재하더라도 신속하고 과감히 적용되지 않는다면 피해자 보호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를 두고 법과 현실의 괴리를 문제의 핵심으로 잠정조치까지 시간이 소요되고 인용률도 낮아 긴급한 보호가 필요한 피해자를 충분히 지키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스토킹 범죄의 위험성을 보다 입체적으로 반영하는 판단 기준과 함께, 경찰·검찰·법원이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피의자 김훈(44)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19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해당 사건으로 구속된 김훈의 성명과 나이, 운전면허증 사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범행의 수법이 잔혹하고 피해 규모가 큰 데다, 범죄를 뒷받침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김훈이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점을 감안해, 본인의 동의를 얻어 얼굴 사진 대신 운전면허증 사진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공개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20일까지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범행의 잔혹성, 피해의 중대성, 충분한 증거 확보 여부, 공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의자의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