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창한 도면보다 ‘학생의 아침’이 먼저
3월 초, 찬 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하남시 감일교차로의 한 버스정류장. 새 학기 첫 등굣길에 나선 학생들 곁으로 빨강·파랑이 섞인 목도리와 야구점퍼를 입은 이현재 하남시장이 다가섰다. 이 시장은 심상웅 신임 경기도광주하남교육지원청 교육장과 함께 새로 도입된 '학생 통학 순환버스' 첫차에 직접 올랐다.
이번에 도입된 통학 순환버스는 위례와 감일지구에서 하남고 등 원거리 학교로 배정받아 매일 아침 '통학 전쟁'을 치러야 했던 학생들을 위한 핀셋 처방이다. 이 시장은 버스에 올라타 손잡이 높이와 노선 사각지대를 꼼꼼히 살피며, 위례·감일지구 학생들이 더 이상 대중교통 부족으로 학습 시간을 길 위에서 허비하지 않도록 이동 편의 증진을 최우선으로 챙겼다.
이어 이 시장은 같은 날 정식 개교한 한홀중학교로 향했다. 한홀중학교는 미사지구의 고질적인 과제였던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와 교육청이 전방위적으로 협력해 신설한 학교다. 이 시장은 첫 교문에 들어서는 신입생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환영 행사를 가졌다. 원거리 통학 학생에게는 전용 순환버스를, 지역 내 학생에게는 쾌적한 학습 환경(한홀중)을 제공함으로써 하남시 교육·교통 행정의 진정성을 동시에 증명한 셈이다.
◇ 위례신사선 예타 통과… 17년의 한(恨) 풀고 ‘하남 연장’ 기대감 고조
하남시는 도시의 거대한 줄기를 잇는 '광역 철도망' 구축에서도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는 장장 17년 동안 지역의 최대 현안이었던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건설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심의를 열고 사업 타당성을 최종 승인했다. 이번 성과는 하남시는 지난 1월 이현재 시장 주재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 것을 시작으로, 대광위와 국토부 등 유관 기관을 36차례 이상 직접 발로 뛰며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이 시장은 이번 통과에 대해 "오랜 시간 교통 불편을 묵묵히 견뎌온 시민들의 기다림에 답하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분양 당시 1256억 원의 교통분담금을 내고도 철도 소외지로 남았던 하남 위례 주민들에게 이번 발표는 강남권 20분대 진입이라는 꿈을 현실로 바꿔줄 신호탄이 됐다. 시는 여세를 몰아 하남 연장안이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에 확실히 안착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 ‘교통 소외 없는 하남’… 세대·계층 아우르는 포용적 이동권
하남의 교통 행정은 이제 전 세대를 향한 보편적 복지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본격 시행된 ‘어르신 교통비 지원사업’은 만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연간 최대 16만 원을 지원해 경제적 부담 없는 사회 활동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서울 출퇴근 시민들의 큰 호응 속에 지난해 8월 도입된 ‘기후동행카드’ 역시 필수 교통 혜택으로 자리를 잡았다.
교통약자를 위한 배려도 한층 정교해졌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을 30대까지 늘리고, 바우처 택시와 교통약자 전용 차량을 병행 운영해 고질적인 대기 시간 문제를 해결했다. 시는 올해말까지 바우처 택시를 20대까지 확대 모집하여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의 이동 자유를 완벽히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 거점 연결의 최적화… 지하철역 중심의 촘촘한 광역망 구축
탄탄해진 마을버스망은 주요 거점 지하철역과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이어진다. 하남시는 미사·위례·감일 등 신도시 시민들의 최대 고민인 서울 접근성을 해결하기 위해 거점역 연계 버스 노선 개편에 모든 행정력을 쏟아부었다.
올림픽공원역, 복정역, 마천역 등 서울 진입로의 주요 역을 잇는 노선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출퇴근 시간대 전세버스를 추가 배치해 혼잡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특히 감일과 위례 지역의 교통 사각지대를 메우는 수요응답형 교통버스(DRT) ‘똑버스’는 앱으로 부르면 달려오는 맞춤형 이동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42번의 협상이 만든 ‘340m의 기적’… 5철 시대를 향한 집념
하남시는 '지하철 5철(鐵) 시대' 완성을 향하 나아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하철 3호선 연장선(송파하남선)의 가칭 '신덕풍역' 위치 조정이다. 당초 LH가 계획한 역사는 드림휴게소 남측에 치우쳐 있어 원도심 주민들에게는 먼 이야기였지만, 시는 타당한 데이터와 논리로 무장해 대광위, 경기도, LH와 무려 42번의 피 말리는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그 결과 역사를 북측으로 340m 끌어올려 '만남의 광장 환승센터'와 수직으로 직접 연결하는 성과를 이뤘다.
지하철 9호선(강동하남남양주선)도 당초 급행열차만 정차할 예정이던 가칭 신미사역에 끈질긴 요구 끝에 일반열차 회차선을 반영시켜, 급행과 일반열차가 모두 서는 온전한 역으로 계획을 변경시켰다. 현재 시공사 유찰 등으로 사업 지연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도, 시는 강일~미사 구간 '선개통'을 위해 경기도 등 관계기관과 전방위적인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 “도로 위 1분 1초를 사수하라”… 데이터 기반의 과학 행정과 교통 복지
거대한 철도 인프라가 완성되기 전, 하남시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느꼈던 무정차, 불친절, 난폭운전과 같은 불편 사항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2024년부터 시내버스 '공공관리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까지 적용 노선을 7개 노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노선 운영의 공공성을 높이고 서비스의 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시민 누구나 기분 좋게 타는 버스'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도로 위 정체 해결에는 '데이터'를 활용한다. 감일중앙로와 미사강변한강로 등 상습 정체 구간에 '데이터 기반 신호운영체계 최적화'를 도입, 교차로 간 신호를 유기적으로 연동함으로써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한, 이동의 사각지대에 놓인 교통약자를 위해 바우처 택시를 기존 10대에서 20대로 확대 운영하며 관외 배차 대기시간을 평균 40분에서 20분대로 단축하는 등 세심한 교통 복지를 펼치고 있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