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문화의 팽배로 도박 범죄가 청소년들에게까지 마구 번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은 청소년들이 온라인 도박에 물드는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는 중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올해부터 매년 4월 넷째 주를 ‘노박(No박) 캠페인 주간’으로 지정해 학생도박 예방·근절 교육에 착수했다. 청소년 도박에 대한 예방 교육 확대와 차단 대책 완비 등 전방위적 대처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방치하면 나라의 미래를 망칠 수도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의정부지검 형사2부가 최근 청소년들까지 총판으로 끌어들여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10명을 구속·기소했다. 도박장개장·범죄단체조직죄 혐의를 받는 이들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최근까지 5000억원대 규모의 불법 사설 도박사이트를 개설·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방송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스포츠 불법 중계를 통해 도박사이트를 홍보, 무려 1만 5000여 명에 달하는 회원을 모집했다. 이들은 적은 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해 중학교 2학년생 등 청소년들도 범행에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인터넷 방송을 보고 유입된 일부 청소년을 총판으로 가담시키고, 이후 이들 청소년이 다른 청소년을 끌어들이
여기, 딸을 기다리는 아빠가 있습니다. 아빠는 여섯 살 준원이가 벽에 그렸던 낙서를 이십 년째 쓰다듬고 있습니다. 아빠에게 딸의 낙서는, 이십 년이 다시 흘러도 아물지 않을 상처입니다. 죽어 눈 감는 순간까지 놓을 수 없는 일말의 기대입니다. 2004년 4월, 여섯 살 준원이는 집 앞 놀이터에서 사라졌습니다. 사라짐은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롭니다. 딸을 잃은 아빠의 시간도 그때 함께 멈췄습니다. 멈춘 시간을 더듬으며 딸을 찾아 떠돌던 아빠는 직장에서 해고되었습니다. 일상에서 추락하고 희망으로부터 추방당했습니다. 준원이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요. 아빠의 시간은 오늘도 준원이가 사라졌던 놀이터 주변을 맴돕니다. 딸을 잃은 못난 아빠라서, 이름 대신 죄인이라는 명찰을 달고 서성거립니다. 해마다 이만여 명의 아이들이 실종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집으로 돌아왔지만 준원이처럼 여전히 실종 상태인 아이들도 있습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이십년 넘게 실종 상태인 아이들도 859명이나 됩니다. 세 살이던 미정이는 1977년 서울에서 실종되었습니다. 실종될 때, 미정이는 줄무늬 티셔츠에 맬빵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눈동자에 하얀 점이 있던 경실이는 1975년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역에 야간 공습을 감행했다. 라파는 구호물자를 들여보낼 수 있는 유일한 통로 지역이면서 약 140만 명의 피란민이 밀집한 곳이다. 지상전이 벌어진다면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피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전쟁의 완벽한 승리를 위해 라파에 대한 공격을 예고해 왔다. 4월 초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했는데 미국은 이란에게 보복 공격을 하지 말라는 빌미로 라파 공격을 묵인할 것이 전망되고 있다. 이스라엘을 억제할 미국의 명분이 약해졌다는 우울한 분석이다. 이스라엘 안에서 반정부, 반전쟁 구호가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나흘 연속 이어졌다. 시위 참가자가 10만 명으로 집계되는데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 시위라는 점에 주목된다. 시위대는 네타냐후 전시 내각이 하마스를 섬멸하지 못하고 인질을 전원 구출하는 데에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미국 하원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뿐 아니라 안보 지원을 하기로 법안을 가결했다. 대선을 앞둔 바이든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동맹국에 대한 전폭적 지원으로 태도를 굳힐 필요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확전을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엉터리 해외출장보고서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지난해 5월 서유럽 3개국 순방을 다녀온 도의원들의 부실 국외연수 보고서가 물의를 빚었다. 그런데 올해 1월 동남아를 다녀온 뒤 제출한 해외출장보고서의 일부 내용이 위키백과·나무위키의 내용을 복사하여 붙인 것으로 또 드러난 것이다.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연수·출장이 이래서는 안 된다. ‘유람 출장’ 관행을 끊어내고 성실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경기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속 유호준(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공개된 도의회의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서 상당 부분이 백과사전의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붙이거나 일부 문장의 순서만 바꿔 인용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4박 6일 일정으로 방문한 뒤 제출한 이 결과보고서는 방문 국가 일반현황을 위키백과와 나무위키에서 인용 없이 전재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가 개요는 나무위키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붙였고, 지리와 기후·사회문화·경제 등 항목의 내용은 위키백과의 설명이 그대로 실렸다. 말레이시아 현황은 위키백과에 실린 내용으로서 인치, 마일 등 비법정계량 단위를 병행 표기하기
가끔 드는 생각이지만, 낯선 남자들이 낯선 여자들을 열렬하게 비판하고 손가락질 할 때만큼 본인들의 본성에 대해 솔직한 순간은 없는 것 같다. 요즘 SNS에서는 20대 30대 여성들이 비혼주의, 싱글로서의 삶을 기록하고 콘텐츠화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댓글들을 읽어보면 상당수의 악플러들이 남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혼자 늙어 죽을 거라는 둥, 자식 안 낳고 결혼을 안 하는 그들의 선택이 이기적인 선택인 마냥 비판하고, 그렇게 살아서 뭐하냐는 둥. 그리고 마치 그들의 선택이 자의적인 것이 아닌 타의적인 것으로 간추리고 (연애운이 안 좋다거나 혹은 주변에서 ‘골라주는’ 남자들이 없어서) 남자 없이 독신으로 사는 거에 대한 선택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많이 품는데, 아마도 이건 그들이야말로 선택할 수 만 있다면 절대 독신을 선택하지 않을 거여서가 아닐까? 본인들의 정서적, 육체적, 심리적 욕구들을 충족해줄 수 있는 여성 파트너가 없는 거에 대해 같은 입장의 여자들보다 훨씬 삶이 비참하기에 그런 거 아닐까? 그래서 그들의 사고와 논리로 우리도 똑같이 이성 파트너를 갈망할 거라고 당연히 여기는 것이 아닐까? 그들 사고 방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선택이기에 독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은 어디든 갈등이 존재한다. 갈등은 곧 인간관계에서 유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흔히 인간관계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를 표현할 때,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고들 한다. 여기서 피는 가족을 의미하며, 물은 가족이 아닌 남(타인)을 가리킨다. 타인은 아무리 가까워도 가족이 될 수 없다. 가족관계에서도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가족 간의 갈등 중에서 가장 전통적이고 고질적인 갈등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갈등이다. 이를 고부갈등이라고 한다. 고부갈등은 결혼과 함께 시작되며, 순탄한 결혼 생활의 큰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힌다. 고부갈등은 의견과 가치관의 차이, 이해관계와 감정적인 충돌 등이 그 원인이 된다. 고부갈등의 유형은 대체로 세대 갈등과 역할 갈등으로 나누어진다. 세대 갈등은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세대 차이로 인한 갈등을 말한다. 보편적으로 시어머니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고집하는 반면에 며느리는 현대적인 가치관을 지닌다. 이러한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역할 갈등은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역할에 대한 갈등이다. 요즈음 며느리는 주부의 역할과 직장인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대체로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주부
용인특례시와 평택시는 행정구역이 맞닿은 이웃이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편치 않은 관계가 지속돼 왔다. 평택 송탄취수장으로 인한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문제 때문이다. 해묵은 갈등의 시작은 1979년 평택시가 진위면 송탄취수장을 운영하면서부터다. 평택시는 3.859㎢에 달하는 송탄 상수원보호구역을 지정했다. 이로 인해 공장설립 제한지역 18.41㎢, 공장설립 승인 지역 76.33㎢ 등 총 98.599㎢가 개발 제한 등의 규제를 받기 시작했다. 문제는 송탄 취수장이 있는 평택은 34.167㎢(34.7%)만 규제 지역에 포함됐지만 송탄 취수장을 이용하지 않는 용인은 상수원보호구역 1.572㎢, 공장설립 제한지역 9.41㎢, 공장설립 승인지역 53.45㎢ 등 64.432㎢(65.3%)나 규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용인주민들의 반발은 당연했다. 개발은 규제를 받았고 해당지역 주민들은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요구해왔다. 평택시는 이 요구를 거부했고 갈등은 점점 심화됐다. 수백 명의 용인주민이 평택시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평택시의 일관된 입장은 상수원 보호와 평택호 수질 보호를 위해 상수원보호 구역이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경기도
나는 4월을 좋아했다. 사계절이 뚜렷한(점점 흐릿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4월은 마법 같은 날씨를 가지고 있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밤이 되어 돌아올 때까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옷차림이 가벼워지니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마음은 괜히 들떠 콧노래가 나온다. 길거리엔 개나리와 진달래가, 고개를 들어보면 벚꽃잎이 휘날린다. 시원한 커피를 한잔 사서 목적지 없이 걷기만 해도 즐거운 시간들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마냥 즐겁지가 않아졌다. 올해로 10년째다. 세상엔 늘 크고 작은 비극적인 사건이 있어왔고 계속 생겨나겠지만 아직도 괜스레 기분이 이상해진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에게 악의 없이 왜 그러냐고 물어본다고 해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 나는 또 일상을 되찾고 되레 수많은 날들은 그 일에 대해 생각조차 안 하겠지만 내년 4월이 오면 나는 또 하루 이틀은 그 날을 생각하며 울적해 할 것 같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1월 1일, 새해를 맞이하며 다이어리를 구매하고, 올해의 크고 작은 다양한 목표를 적고, 헬스장 1년 결제를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4월 중순이 지나가고 있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도 끝났다. 국회의원이라는 공직담당자를 뽑는 선거인데도 국민의 정서는 대체로 양극단으로 나누어졌다. 지역으로 보면 여당은 영남을 석권했고, 야당은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충청도, 호남지역에서 많은 지지표를 얻었다. 두 개로 나누어진 지역적 편향성은 한국사회가 병이 든 사회임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는 1세기 동안 한국사회가 겪었던 분단의 역사와 경제의 압축성장과정에서 수반된 부산물이며 그동안 쌓였던 적폐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국가체계를 지탱하고 있는 제도적 장치와 행정관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국가자원의 배분이 민주적이지 않았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는 사회의 제반 분야에서 총체적인 위기상황을 맞이하게 됐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혁신과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게 되는 정책수립과 정치과정에서는 지도층의 민주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즉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막강해진 검찰과 경찰권력의 전횡, 국회 입법과정에서의 비타협, 여당과 야당의 상호 적대의식, 보수와 진보세력 간의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 영남과 호남지역 간의 대결양상은 한국의 민주주의
22대 총선이 끝난지 9일이 지났다. 대통령실과 여당 입장에서 총선 민의는 참담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 임기 3년이 남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2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총선결과로 나타났을 뿐, 남은 임기 3년간 국정을 쇄신하고 정치를 복원한다면 다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총선 이후 국민과 여론의 관심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있다. 과연 대통령이 총선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가에 대한 궁금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윤 대통령이 근본적으로 변화를 고민한다는 기류는 없다.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은 두 번의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으나 여론은 냉담하다. 국정변화의 의지를 밝힐 것으로 기대했으나 형식과 내용 모두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지난 11일 윤대통령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은 대통령의 첫 대국민 메시지가 불과 56자였다. ‘56자’논란이 일자 여당과 대통령실은 조만간 국정기조 변화가 담긴 대통령의 직접 메시지가 있을 거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닷새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