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경기분도)와 관련한 입법이 제 22대 국회로 넘어갔다. 지난해 여야 의원들이 각각 국회에 제출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안' 등이 폐기되는 수순이다. 제21대 국회에서 강원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에 관한 입법이 이루어져 각각 지난해와 올해 특별자치도가 출범하게 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것은 메가시티서울을 추구하는 여당과 경기분도를 주창하는 경기도의 입장이 상충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국민의힘(김기현 대표)은 김포시를 비롯 서울 인접 도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일명 '메가시티서울'을 당론으로 추진하였다. 메가시티서울은 서울이 거대도시화하여 경쟁력있는 도시를 지향한다. 메가시티 동경, 런던, 파리, 뉴욕을 살펴보자. 최근 동경 수도권의 인구(4351만 명)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5%이다. 런던대도시권의 인구(1437만 명)는 전체의 21%, 일드프랑스의 인구(1230만 명)는 전체의 20%이고, 뉴욕 대도시권의 인구(2090만 명)는 전체의 6%이다. 이에 비해 서울 수도권의 인구(2600만 명)는 전체의 50.6%에 달한다. 서울 수도권의 인구가 너무 많다. 지난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때 보다 수도권 인구집중도가 더욱 심해졌다. 도시경쟁력의 면에서 보면, 일본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세계 도시경쟁력' 순위에서 런던 1위, 뉴욕 2위, 도쿄 3위, 파리 4위, 서울 7위이다. 인구수가 적지만 싱가포르가 5위 암스테르담이 6위이고, 인구가 많은 상하이가 10위이다. 이것은 인구수로 도시경쟁력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도시는 적정한 인구와 함께 교통과 인프라, 산업과 도시역량, 문화 등의 면에서 능력을 갖추게 될 때 경쟁력이 높아진다. 지금 우리나라의 수도권은 인구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직장을 잡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높아지는 주택가격으로 집을 마련하기는 더욱 힘들다. 경제적 불평등은 심해지고 결혼과 출산은 감소하여 지속가능한 도시를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 북부지역은 수도권이지만 수많은 규제로 인해 모든 분야에서 낙후되었다. 재정자립도(2023년)가 전국평균 45%인데 비해, 경기 북부 10개 시군의 재정자립도는 27.3%(경기도 전체 60.5%)이다. 경기 북부지역에는 의과대학 하나도 없다. 접경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주민들에게 불이익을 감수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가 아니다. 경기 북부지역은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이 적용되는 지역이므로 특별하게 대우 되어야 한다. 경기분도가 메가시티서울과 연관되면 그 뜻이 왜곡된다. 메가시티서울은 지방의 소멸을 더욱 가속화시킨다. 경기분도를 정략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강원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처럼 여야가 협치하여 처리해 주기를 기대한다.
오늘은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날.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제발 정직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후보를 뽑아 국회를 상식의 장으로 만들어 주길 소망해 본다. 이번 총선을 통해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의 민낯을 낱낱이 봤을 것이다. 자질이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정치를 해서는 안 될 사람도 있었다.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한동훈이 그 한 예일 것이다. 정치를 속성으로 배워서 그런 것인가? 70년대 생이라고 보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의 레토릭은 구태의연했다. 운동권 청산과 종북몰이로 총선판을 흔들려 했고 “벚꽃이 피면 김포는 서울이 된다” “국회를 세종시로 옮긴다”, “내일 사전투표하면 구리가 서울 된다” 등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눈 하나 깜짝 않고 마구 던졌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 정..
22대 총선투표일, 선택의 날이 왔다.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혼란스럽고 처절했던 선거전이 모두 끝나고 드디어 유권자의 선택만 남았다. 현명한 투표의 가치는 더없이 높아졌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찍어야 한다. 저열했던 선전·선동·악담질은 모두 다 잊고, 누가 과연 나라의 입법기관이자 지역 대표로서 적격인지 정신을 가누고 제대로 판별해내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개척해줄, 좀 더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이 누구인지 찾아내야 한다. 돌이켜 보면, 이번 총선에서 비전을 겨루는 건강한 정책경쟁은 처음부터 아예 없었다. 시종일관 험담·악담이 판을 치는 저질 드라마가 하염없이 펼쳐졌다. 오직 상대방의 오물통을 찾아 발로 차고 뒤엎으면서 유권자들을 악취 나는 시궁창 속에다 가두려고 발싸심하는 최악의 선거전이었다. 이합집산 소용돌이 끝에 펼쳐..
22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31.28%에 달했다. 4년전 21대 26.7%를 크게 웃돌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치러진 지난 총선 최종투표율 66.2%를 넘어설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언론의 그릇된 관행들은 더 심해졌다. 한국경제신문은 영화 시나리오급 예측 기사로 넘쳤다. 사전투표가 끝나고 본투표를 3일 앞둔 일요일 오후 ‘“이러다가 조국이 대통령 노릇?“...‘돌풍’ 지켜보는 민주당의 속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조국혁신당의 예상 의석수가 11∽17석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민주당 의석수와 합쳐 180석을 넘긴다면 패스트트랙 추진, 필리버스터 종료 권한 등을 얻는다고 했다. 또 민주당이 단독 과반에 실패하면 조국혁신당과 손을 잡고 150석을 확보해 각종 법안과 예산안, 임명동의안을 쉽게 통과시킬 수 있다고 했다. 기사에 야당이 승리했을 때 우려가 가득했다. ’민주당 1당 되면 국회의장은 추미애?...”‘이재명 거수기’ 될라“‘라는 제목의 기사도 거의 비슷한 시간에 내보냈다. 당선될 경우 6선이 될 후보자는 민주당에서 추미애, 조정식 후보 2명이다. 국민의힘은 정진석, 이상민 후보 등 6명에 이른다. 이 기사는 ’추미애 같은 강경파를 의장에 앉혀 대여 투쟁 선봉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걱정했다. 지난 21대 국회의장을 맡았던 박병석 김진표 의장은 합리적 중재자였다고 추켜세웠다. 반면, ’추미애가 만약 국회의장이 된다면 최소한의 공정성이 발휘될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도가 넘는 기사였다. 3월 28일 저녁 7시. 이 신문은 놀라운 여론조사를 기사화했다. 여론조사기관 피앰아이에 의뢰해 3월 24∽28일 시행한 조사라면서 민주당 전현희-국민의힘 윤희숙 후보가 출마한 서울 중·성동갑 지역의 지지율을 기사화했다. 윤희숙 후보가 5.8% 앞선다고 보도했다. 직전(22일∽24일) 조선일보 의뢰로 케이스탯 리서치서는 민주당 전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어 16%포인트 앞서는 곳이었다. 더욱이 3월 9일 이후 16번의 조사에서 윤 후보가 전 후보를 한 번도 앞서지 못했다. 윤 후보가 앞선 조사 결과가 나왔다면 검증에 검증을 해야 했다. 조사방법이 모바일웹 조사방식으로 특이했다. 문자메시지 설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다. 응답률이 50%에 육박했다. 전화를 활용한 조사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는 조사기관에 응답자 전화번호 및 거주하는 행정동 정보‘를 요구했다. 요구에 응하지 않아 조사결과는 위법이라고 31일 발표했다. 한국경제는 이 내용을 야당 지지자의 반발 때문이라는 제목으로 4월 1일자에 기사화 했다. 다음날은 ’”쌍팔년도 아닌데“ 한국, 전화 여론조사할 때...美·英선 웹조사‘라는 기사를 또다시 냈다. 쌍팔년식 기사는 아닌지 자성이 먼저다. 유권자는 물론 독자에게도 독선은 혐오의 대상이다.
여론조사! 선거 결과를 어느 정도 맞출까? 이제 총선이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전 투표도 끝났고, 이제 본 투표만 남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이른바 ‘깜깜이’ 기간이지만, ‘깜깜이’ 기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왔었다. 이런 여론조사들의 결과에 따라, 각 정당들은 일희일비했다. 그런데 각 정당이 일희일비할 정도로 여론조사가 정확할까는 의문이다. 대선 당시, 여론조사는 비교적 정확히 결과를 예측했었다. 그런데 문제는, 총선 관련 여론조사의 경우, 총선 결과를 정확히 맞추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데 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를 돌이켜보면, 이명박 정권 5년 차이었기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은 24% 정도였고(한국갤럽 기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정권심판론의 기세는 엄청났었다. 당시 여론조사 상당수는 야당 과반 의석을 점쳤었다. 그런데 결과는 새누리당 152석이었다. 2016년 총선은 정반대 상황이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로, 각종 여론조사 지표는 새누리당의 압승을 가리켰다, 새누리당 180석 이상의 결과를 예상한 여론조사들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야권의 승리였다. 21대 총선 당시에도 여론조사의 예상이 정확했다고 말할 수 없다. 결국 253개(이번에는 254개) 지역구의 승패를 여론조사가 정확히 예상하기는 힘들고, 그래서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뿐만이 아니라,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게 유리하고, 낮으면 국민의힘에게 유리하다는 주장도 일종의 편견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투표율이 높으면 젊은 층들이 대거 투표하기 때문에 민주당에게 유리하다는 논리는 최소한 현재 상황에서는 설득력이 없다. 지난 29일 발표된 총선 전(前) 한국갤럽의 마지막 정례 여론조사(3월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 15.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나타난 주관적 정치 성향 조사 결과를 보면, 20대의 경우, 보수 27%, 중도 37%, 진보 22%였고, 30대는 보수 29%, 중도 35%, 진보 28%였다. 이런 상황은, 젊은 층이 투표하면 민주당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오히려 투표율이 ‘극단적’으로 높을 경우, 보수 정당에게 유리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의 전체 국민의 이념 성향을 보면, 보수는 32%, 중도는 29%, 진보는 28%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투표율이 70%에 근접할 경우, 이런 우리 국민의 주관적 정치 지형이 선거 결과에 상당 부분 반영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지나치게 신봉하거나 투표율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논리적 타당성을 가지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정치 지형에서 투표율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거나, 지역별 여론조사보다는 전국 단위 조사를 ‘참고’하는 것이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데 합리적일 것이다.
경기도가 공동주택 층간소음관리위원회 구성 의무화 등을 담은 ‘제20차 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아파트는 우리나라 주거 형태 중 절대적이다. 층간소음 논란과 시비로 벌어지는 비극적 사건들도 비일비재하다. 공동주택에서 주민 간 불협화음과 충돌의 원인이 되는 층간소음 문제를 관리기구를 통해서 조정·해결하는 노력은 매우 요긴하다. 제도가 새로운 아파트 생활문화로 정착되도록 민관이 잘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에서 시행에 들어간 이번 준칙은 공동주택관리법령 개정, 국민권익위원회 개선 권고사항, 국민제안 및 시군 공동주택 관련 부서 개선 요청사항 등을 반영했다. 개정 사항은 총 46개로, 우선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층간소음과 관련한 입주민 간의 분쟁 중재를 위한 입주민 자체 기구인 층간소음관..
어릴적 70년대 초등학교를 다닌 필자는 학교운동회전날에는 설레임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어머니는 정성스레 김밥을 준비 하셨고 누님들도 막내동생의 운동회에 참석할 정도로 가족축제와 지역 축제의 장이됐다. 요즘 광주시를 지나다 보면 ‘2026~2027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유치를 위한 열기가 후끈거려 쌀쌀한 봄날씨를 녹이고 있다. 도민체전 유치를 위해 공모신청 중인 광주시도 꼼꼼하고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체육시설인프라와 숙박, 교통안전 등 세부적인 계획과, 담당공무원들이 관련 TF팀을 구성해 현장에 상주·점검 등 철저한 관리룰 하고 있다.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마음 든든하고 방세환 광주시장님과 담당공무원, 관련 단체 등 관계자 분들의 노력에도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동원대는 이종원 총장님을 비롯한 3300여 명의 학생과 교수..
임오군란(1882년. 고종 19년)이 터졌다. 신식군대 별기군에 대한 구식군대의 불만이 원인인 것 같지만, 실은 나쁜 권력자에 대한 분노였다. 병졸들이 궁궐(창덕궁)로 쳐들어간 것은 민비를 잡아죽이려는 것이었다. 중전은 측근 장정에게 엎혀 현장을 빠져나가서 멀리 충주까지 도망갔다. 군인들은 1년 넘게 월급을 받지 못하다가 받은 쌀가마니에 겨와 모래가 반이나 섞여있는 걸 보고 폭발했다. 그 사이 "월급을 달라!"고 항의하는 군인들을 끌고가서 혹심하게 고문했다. 척족들이 이렇게 빼돌린 쌀이 10만석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민비는 왕실과 조정의 요직에 전부 여흥민씨들을 30명 넘게 앉혀놓았다. 핵심 참모집단을 일가친척으로 구성한 것은 통치를 맘대로 하기 위함이며, 같이 해먹는 게 용이하기 때문이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민영휘다. 그는 선혜청(나라의 곳간)이라는 정부기관의 당상이었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것이었다. 동학농민운동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조선갑부 민영휘의 부정부패였다. 민비는 자식 넷을 잃고 세자 하나를 건졌다. 그래서 모성애가 특별했다. 은신처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중전에게 민응식이 무녀 하나를 소개했다. 그 영매가 "50일 안에 권세를 되찾는다"고 예언하며 위로했다. 그대로 되었다. 민비 일행이 환궁하자마자 고종은 무당에게 '진령군'(眞靈君)이라는 봉호를 하사했다. 개미가 코끼리가 된 격이었다. 스스로 관우의 딸이라고 하는 무녀에게 왕실이 관우사당을 지어주었다. 고종과 민비는 이곳을 수시로 찾아 제를 올리고, '말씀'을 들었다. 피해야 할 일이 생길 때마다 숨어든 곳도 여기였다. 진령군은 세자의 건강을 위하여 중전에게 금강산 1만2천 봉우리마다 쌀 한섬, 비단 한필, 돈 천냥을 시주케 했다. 매해 여름에는 한강에서 수신제(水神祭)를 지내는데, 이 때는 쌀 500석의 밥을 지어 물고기들을 배부르게 먹였다. 조선 왕조 600년 동안 무당이 '君'이 된 것은 유일한 경우였다. 그녀의 아들도 당상관이라는 큰 벼슬을 받았다. 의관정제하고 어설프게 거들먹거렸다. 母子는 매관매직을 家業으로 하여 거부(巨富)가 되었다. 그 시절 출세욕 쎈 놈들은 이 무당을 '누님' 또는 '어머니'로 부르며 존숭하고 '헌금'을 바쳤다. 역사는 그녀를 '요무'(妖巫)로 기록했다. 며느리가 시아버지와 목숨 건 권력투쟁을 하던 그 시간에, 국제정세는 병아리처럼 연약한 조선을 잡아먹기 위하여 동서남북 사방에서 표범 같은 맹수들이 달려드는 형국이었다. 그 치명적으로 위태로운 시공간에서 죄없는 2천만 민중이 지옥문 앞에 서서 젖먹이들을 안고 벌벌떨며 울고 있었다. 그 확정적 망국의 상황에서도 민비와 대원군, 양 계파의 척족들과 패거리들은 각각 제 욕망을 위하여 머지 않아 당도할 각각의 종말을 재지 못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을 병탄, 인력과 군수품의 보급기지 삼아 중국 등 아시아 전체를 욱일기가 펄럭이는 세상으로 만들어가는 중이었다. 그에게는 민비가 제일 큰 장애물이었다. 1895년 10월 8일. 해 뜨기 전, 고요한 여명의 시간에 낭인 48명이 경복궁 민비의 침소에 난입하여 암살공포로 늘 선잠을 자던 민비를 난도척살(亂刀刺殺)했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며 증거인멸 하기위해 시체에 휘발유를 끼얹어 태웠다. 뼈를 추려 분쇄하여 궁궐 안에 있는 연못에 뿌렸다. 을미사변의 내막이다. 역사에는 가정(假定)이 없는 법이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꼭 해보고 싶다. "만약 민비가 임오군란 때 우리 군인들에 의해서 죽었더라면..." 나의 주관이지만, 그 사건은 우리 역사를 뜨겁고 의로운 에너지로 이끌고 가는 민족정기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그 점 늘 아쉽다. 추신:1)을미사변 때 소위 '낭인'이라고 '불량배'처럼 표현된 이 젊은이들 가운데는 당시 하버드대학과 동경대학을 나온 엘리트들만이 아니라, 현직 차관도 있었다. 그 가운데 조선인도 있었다. 그는 우범선으로, 신식군대의 대대장이었다. 거사의 뒷처리도 그의 몫이었다. '씨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육종학자 우장춘의 아버지다. 의협(義俠) 고영근에게 암살당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국제여론에 밀려 민비시해범들을 몽땅 기소했지만, 증거불충분 등으로 전원 가볍게 처리하고 석방했다.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훗날 장관, 대사 등 요직에 기용되었으며, 나머지도 예외 없이 영웅대접을 받았다. 2)남연군-대원군-고종-순종 4대가 모두 여흥민씨와 짝을 맺었다. 민씨들 가운데 을사늑약에 반대하다가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결한 사람은 충정공 민영환 하나였다. 나머지는 대부분 도둑질이나 수탈하다가 폭사하거나 격살되는 등 끝이 좋지 않았다. 대원군은 자신의 처가쪽에서 며느리를 보면, 먹고들어가는 게 있을 것이라 기대했으나 어린 며느리와 긴 세월 목숨 건 권력투쟁을 하다가 비극적으로 끝났다. 민비시해 현장에 대원군이 있었다. 정치의 본질을 가르치는 대목이다.
‘프로듀스48’은 음악 전문 케이블 방송 Mnet에서 2018년 6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방영된 첫 번째 한일 합작 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프로듀스101’ 시리즈와 일본의 ‘AKB48 그룹 오디션’ 시리즈를 합친 콘셉트로 진행되었으며, 두 나라의 아이돌 문화를 융합하여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할 아이돌 그룹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프로그램은 한국과 일본 양국의 연습생들이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팀워크를 발휘하는 등의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프로그램 방영 중에 시청자 온라인 투표를 실시해 시청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참가자에게 투표하고 응원과 지지를 보낼 수 있었다. 또한 최종화에서 시청자들의 투표를 종합하여 최종 순위가 발표되었으며, 이를 통해 최종 우승자 및 아이즈원(IZ*ONE)이라는 이름..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안산시 주택가 중심에서 마약을 제조·유통하거나 투약한 외국인 일당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경기신문(5일자 7면, ‘도심 한복판서 마약 제조…간 큰 범행’)은 러시아 국적의 20대 남성 3명이 지난달 27일 오후 8시쯤 안산시 소재의 한 빌라에서 특정 마약을 제작하던 중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고 보도했다. 외국인들이 짐을 나르는 등의 모습에 수상함을 느낀 인근 주민이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덮쳐 체포했다. 현장에서는 총 1만2000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약 5000만 원어치의 마약 농축액과 가루 형태의 마약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마약류 유통조직이 이들에게 마약 제조를 지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포착, 면밀한 조사와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마약제조는 일반적으로 인가가 별로 없는 섬이나,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