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에관한법률(*현행 정치자금법)이 1965년 제정되면서 기탁금의 조성·배분을 규정하여 정치자금의 합법적 수급이 이루어졌다. 제5공화국에서 헌법에 국가가 정당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국고보조금, 그리고 후원회의 후원금 제도가 만들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정당의 주요 수입원인 기탁금·보조금 변천의 주된 내용은 기탁·배분 방식이다. 기탁금 중 지정기탁금은 제3공화국·유신체제는 2 이상의 정당을 지정·기탁하도록 하였으나, 제5공화국에서 하나의 정당만을 지정·기탁할 수 있도록 하여 집권당 여당만의 ‘사금고’·정경유착 등 논란을 일으켜 1997년 김영삼 정부 말기에 폐지되었다. 기탁금(비지정)은 국고보조금 배분 방식으로 정당에 지급하고 있다. 국고보조금은 정당 운영을 위한 경상보조(1980)에서 정당..
“내가 공무원인지 여행사 직원이지 구분이 안간다” “커피·과자 심부름시키고, 의전 맘에 안 든다고 욕먹고, 식당 예약 잡아주고, 회식 때 술 먹고 치근덕거리고...” 화성시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다. 공무원들이 비난하는 대상은 화성시의회 의원들이다. 공무원들은 시의원들의 이른바 ’해외연수‘ 행태도 꼬집었다. 경기신문은 25일자 인터넷 판, ’직원들이 뿔났다... 화성시 게시판에 ‘화성시의원’들 질타 글 도배‘ 제하의 기사를 통해 권한을 넘어선 화성시의회 의원들의 행동에 대한 화성시 공무원들의 반응을 보도했다. 공무원들은 주 업무가 집행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의원들의 보조라며 시의원들의 갑질을 비난했다. 특히 의원 해외연수에 부정적이었다. ‘꼭 해외에 가서만 배워야 하는가?’ ‘해외연수 결..
세금이라는 놈들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늘 성가시게 따라다닌다. 심지어는 우리가 죽고 나서도 곁을 떠나지 않는 엽기스러운(?) 상속세라는 녀석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질기디 질긴 세금도 수명이 다하는 날이 있으니 ‘소멸시효’와 ‘제척기간’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오늘은 세금의 수명에 해당하는 소멸시효와 제척기간에 대하여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국가가 확정된 조세 채권을 징수할 수 있는 권리, 즉 국세징수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되는데 이를 국세 징수권의 소멸이라고 한다. 다만 5억원 이상의 국세는 그 소멸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며, 지방세는 별도로 5천만원 이상만 되어도 10년을 적용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단순히 5년 또는 10년이라는 기간만 지나면 체납된 세금이 자동적으로 소멸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무서..
재스민 혁명과 아랍의 봄 2010년 12월 17일,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한 지방도시에서 대학 졸업 후 일자리가 없어 채소 행상을 하던 모하메드 부아지지라는 청년이 경찰의 노점상 단속으로 청과물과 수레를 빼앗기면서 분신 자살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튀니지는 1987년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벤 알리 대통령이 23년간 장기 집권하고 있었고, 세계적인 식량가격 폭등에 따라 튀니지의 물가는 급등했고, 청년 실업률은 56%에 달했다. 지방도시에서 시작된 시위는 수도 튀니스까지 확대되면서 2011년 1월 14일 벤 알리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이러한 튀니지 민중들이 봉기를 통해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사건을 재스민 혁명으로 불렀다. 재스민은 튀니지 국화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은 아랍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민중봉기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올해 경기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2년째 하락하며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시·군의 경우도 지난해 38.8%에서 올해 36.4%로 하락하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방정부가 재정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어느 정도나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방재정자립도의 하락은 그 지자체의 미래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다. 지방정부의 경쟁력 강화책 등 하향 국면을 반전시킬 묘안을 찾아야 한다. 경기도가 공개한 ‘2024년 경기도 시군 재정자립도’(당초 예산 기준) 현황을 보면, 올해 경기도 전체(도청+시군) 재정자립도는 55.1%로 지난해(60.5%)보다 5.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14년(48.7%) 재정자립도 산출 항목 개편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도내 전체 재정자립도는 2018년 61.9%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등..
민생경제가 심각하다. 골목상권 현장에선 전년 대비 창업이 현저히 줄었다. 지난해 절반 수준이다. 고물가가 확연히 체감된다. 지갑 열기 무섭다. 기업 경쟁력도 우려되는 수준이다. 수출은 회복 단계라지만, 애플과 구글, 글로벌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기업은 RE100 캠페인 대응이 여전히 미흡하다. 수출의 지속가능성 측면서 보면 불안하기 그지없다. 4·10 총선서 야당은 ‘이채양명주’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태원 참사, 채 해병 사망, 양평고속도로 의혹, 명품백 수수, 주가 조작의 머리말을 따서 만든 말이다.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자는 것이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민심은 적극적으로 응했다. 국회 의석 중 야권은 192, 여권은 108석을 얻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무책임·무능행정, 대통령의 직권남용 등에 대한 민심..
3월 18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평양 모란봉구역에 24시간 운영되는 종합약국이 건설되어 문을 열었다. 본보기로 처음 건설되었으며 이를 ‘표준약국’이라 했다. 약국은 거주 밀도가 높고 교통이 좋은 곳으로 설계되었다. 2층 건물에 판매 구역과 기초검사구역, 상담 및 처방구역, 약품분석구역, 보관구역, 제조구역 등으로 되어있다. 약국에서는 병증상과 체질에 맞는 고려약들을 첩약과 탕약, 가루약의 형태로 판매한다. 약국은 의료품 판매의 정확성과 편리성, 안전성을 보장하는 원칙에서 지었다고 전한다. 기사를 보면 북쪽 공공의료 부문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른 변화를 알 수 있다. 우선 ‘표준약국’이라는 용어이다. 1990년대 이전 까지 약국은 병원에 속해 있어 같은 건물에 있었다. 의사의 처방전를 들고 출구 쪽에 있는 약국에서 약을 받는다. 약을 팔거나, 돈을..
상인들이 경찰의 음주단속을 대놓고 항의하는 등 공권력을 경시하는 풍조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공권력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국가가 강제력을 위임받은 합법적 권리다. 공권력이 침해당하면 국민의 인권과 사회 안정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공무집행방해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다. 공권력 붕괴를 막기 위한 강력한 개선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등은 다음 달 말까지 ‘봄 행락철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봄 행락철 외부활동 증가로 음주운전 위험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낮아지는 만큼 각종 사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각 지역 경찰서 및 고속도로 순찰대는 행락지와 유흥가 등을 대상으로 음주운전 취약 지점을 선정해 낮과 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는 상시 단속..
행복한 근로자는 회사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적극적이며, 직무 만족과 조직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서 결근이 적고 더 우수한 성과를 내며 혁신적인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23년도 국제노동기구(ILO)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 환경의 유연성 증가와 원활한 소통, 예를 들어 탄력적인 출퇴근과 원격 근무 옵션이 있을 경우, 생산성이 향상되고 근로자의 일과 생활의 균형이 개선된다고 한다. 이는 탈노동(post-work) 산업 구조조정 시대에 건강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기업 경영진과 근로자 간 소통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까?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는 행복한 가정은 다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각이라고 했다. 근로자 만족도가 높은 기업에서는 소통이 잘 되고, 어려운 기업환경에 처해 있다면 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기업 비전에 일체감을 느끼며 적극적이거나 협조적인 근로자는 81%, 이직을 고려하는 비협조적인 근로자는 19%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긍정적 직장문화 조성, 즉 상호신뢰, 믿음, 협조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며 부정적 요인은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근로자의 행복은 급여 인상이나 복리후생 외에도 직장 내에서의 건강한 소통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근로자의 약 76%가 직장 내 심리적 부담의 주된 원인으로 과중한 업무 스케줄, 지나친 관리 감독, 그리고 상사와의 소통 부족을 지목했다. 노사 관계가 좋은 기업의 생산성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약 2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친밀감, 일체감, 소속감을 갖는 다양한 방식의 소통 중요성을 강조한다. 소통 방식은 주로 문자나 이메일(7%), 제스처(56%), 목소리 톤(34%)으로 구성된다. 기업에서 이메일을 통한 소통이 92%를 차지하지만, 때론 발신자의 진정한 의도 전달에 실패할 수도 있다. 전통적인 자원투입 중심의 낡은 경제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지식기반의 혁신적인 미래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기업 비전의 공유와 건강한 소통이 필수적이다. 지식기반 사회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소통 방식의 연구·개발과 이의 제도화를 서둘러야 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진하는 혁신형 일자리 30만 개 창출도 도민의 지혜를 모아 신제조 강국으로의 성공적 도약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과거와 다른 소통 방식을 찾아 제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15일은 북한의 최대명절이자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이 최대 변곡점을 맞이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북한 매체에서 ‘태양절’ 언급이 일제히 사라지고 ‘4월 명절’ 정도로 축소 언급되면서 성대했던 경축 분위기가 차분해졌다. 김일성 생가로 선전되는 만경대는 ‘태앙의 성지’에서 ‘애국의 성지’로 대체되었다. 이틀 후인 17일 북한 조선중앙TV는 ‘친근한 어버이’라는 뮤직비디오 형태의 선전가요를 공개하며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을 ‘주체조선의 태양’으로 높였다. ‘세 번째 태양’의 등장이 기정사실화되었다. 1997년 김일성 사망 3주기에 맞춰 ‘태양절’과 함께 제도화된 것이 김일성 탄생년도인 1912년을 원년으로 하는 주체연호이다. 당시 김정일에 의한 선대의 우상화는 이듬해 구월산 양각봉 바위에 자신을 ‘21세기의 태양’으로 아로새기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다. 이제 북한의 공적 영역에서 축소 흐름 하에 있는 주체연호의 위상도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김정일이 첫 세습통치의 당사자로서 ‘두 개의 태양’을 공존시켜 ‘백두혈통’의 계보를 강조했다면 김정은은 ‘하나의 태양’ 노선을 채택한 셈이다. 역사적으로 태양은 권위를 앞세운 중앙집권적 통치자들의 상징이었다. 로마제국이 추앙했던 무적의 태양신(Sol Invictus, 솔 인빅투스)는 황제를 향하는 영광스러운 호칭이었으며, 신성로마의 황제들, 프랑스 루이 14세, 독일의 히틀러는 권력에의 갈망을 지지 않는 태양에 투영시켰다. 로마는 공화정 시대부터 태양신을 숭배했고 트라야누스 황제 치세에는 태양신의 초상이 새겨진 동전도 발행되었다. 다만 고대 로마의 태양신이 어둠을 밝히는 절대 종교적 영역 내지는 권력자를 지켜주는 수호신, 칭송의 의미였다면 북한의 권력자들은 스스로가 태양을 자처한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돌이켜보면 로마의 태양신에 대한 믿음에 균열이 가고 기독교가 공인된 서기 313년 이후 제국은 쇠퇴의 길을 걸었다. 서기 100년 콜로세오 경기의 희생자에서 기독교 영웅으로 재탄생한 이그나티오스 주교의 처형과 같은 몇 가지 사건들이 축적되면서 권력의 속박에 익숙했던 로마인들의 양식을 변화시켰다. 마흔을 갓 넘긴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에게 선전하는 친근한 어버이나 수호자 역의 태양으로 수렴되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숭배와 믿음의 대상이었던 태양과 눈높이를 맞췄다는 것은 이른바 수령 무오류주의를 부정하고 실정에 대한 발빠른 사과와 잘못을 인정하던 기존의 통치 스타일인 김정은식 반성정치와도 사뭇 상충되는 지점이다. 기존의 통일정책 수정과 적대적 2국가론으로부터 이어지는 선대 지도자들과의 거리두기는 만 13년차 김정은 체제의 자신감이면서도 수령 결사옹위 완수를 위해 권력 재편이 긴요한 수세적 상황을 양가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김정은식 ‘태양’ 정치는 주민들에게 엄격한 정보 통제와 선전을 통해 국가 이데올로기와 지도자에 대한 더욱 높은 수준의 충성을 자양분 삼을 것이다. 또한 앞선 ‘두 개의 태양’을 기억하는 주민들 사이의 혼란과 불만, 남한 문화에 노출된 청년세대 사이의 ‘사상감정’를 관리하기 위해 국제정세의 진영화 호름과 안보적 위기상황도 내치에 동원될 것이다. 권력자 스스로 부여한 국가적 어버이상과 태양의 지위는 영속적인가?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